PP 9곳 모여 MPP 만든다

 한 개의 채널만을 가진 프로그램제공업자(PP)가 모여 만든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탄생한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PP 보유 확대 등 국내 PP 시장이 플랫폼사업자에 의해 블록화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성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일자리TV·FSTV 등 9개 PP는 최근 모임을 갖고 하나의 MPP를 만든다는 데 합의하고 ‘MPP유니언(가칭)’을 설립했다.

 다음달 론칭 행사를 갖는 MPP유니언(법인)은 9개 PP사업자가 이미 주금 납입을 끝냈고 10월 채널명 결정과 사업자 등록을 시작으로 IPTV부터 먼저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IPTV에선 한 개의 채널로 종합편성채널처럼 운용할 예정이다. 보도 기능이 없지만 여행(폴라리스), 낚시(FSTV), 여가 및 바둑(스카이바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가졌기 때문에 종일 편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폴라리스 등 HD 콘텐츠를 가진 PP가 많은 만큼 MPP유니언은 대부분 방송을 HD로 전송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MPP유니언은 송출대행사, 방통위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PP들이 MPP를 만든 이유는 국내 PP사업이 점차 대기업화, 수직계열화되고 있어 혼자선 살아 남기 힘들다는 현실 때문이다. 실제로 MSO나 지상파계열이 아닌 PP들은 연 매출이 20억원 수준에 그치는 등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 MPP는 IPTV 채널 공동 진출과 함께 동남아 지역 등 해외 방송 전송도 계획하고 있다.

 MPP유니언 측은 “미디어산업 선진화 이야기가 나오지만 정작 PP는 더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이에 PP가 합쳐 난관을 함께 해쳐나가기로 했고 연내 모든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IPTV방송 시작과 함께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 등 한류 HD 콘텐츠를 원하는 곳에 24시간 한류 콘텐츠를 방송하는 단독 채널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미 싱가포르와는 가격 협상 등 구체적인 일정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드라마 판매 등 지상파방송과 같은 영업은 힘들지만 동남아는 한국 이미지가 좋은 만큼 다큐멘터리 한류 콘텐츠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박성미 폴라리스 사장은 “동남아는 디지털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HD 콘텐츠가 없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9개 PP가 합치면 HD 수급엔 문제 없고 다양한 한류 콘텐츠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