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효자 중의 효자 산업은 무엇일까. 두말할 여지도 없이 IT산업이다. IT산업은 2008년 국가 총수출액의 31.1%를 차지하고 경제성장 기여율이 23.4%에 달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매김해왔다.
고용창출 측면은 또 어떠한가. 2000년 이후 2008년까지 전 산업 고용증가의 16.4%를 IT분야에서 기여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게 해주고 최근의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것도 바로 IT산업이다. 물론, 전 세계적인 경기하락 여파로 과거보다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고 있기도 하지만 통계지표가 말해주듯이 IT산업은 여전히 경제성장, 고용창출, 수출 등 거시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IT산업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그동안이 IT산업 자체의 발전에 집중하던 수직적 IT시기였다면 이제는 자동차, 조선, 의료 등 IT와 다른 산업이 서로 융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수평적 IT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IT산업은 타 산업의 생산요소와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지속 확대해야 하고 기후변화, 고령화 등 경제사회문제의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IT융합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지속가능한 발전 모멘텀을 도출하고 성장잠재력을 유지할 수 있는 ‘2세대 IT 발전전략’으로의 이행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발표된 ‘IT코리아 미래전략’은 제2의 IT시대를 향한 힘찬 첫걸음으로서 IT산업육성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IT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IT산업의 자체 육성에 집중해 온 수직적 발전전략을 ‘1세대 IT전략’이라 한다면, ‘IT 코리아 미래전략’은 IT를 전 산업으로의 융합·활용확대를 통해 국가 및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는 수평적 ‘2세대 IT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IT정책 기조의 변화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서 그 의미가 깊다.
이에 따라 IT산업정책의 틀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바 기존의 개별적 육성 및 고도화 전략을 넘어 범부처적인 IT정책수립 및 정책 간 연계 전략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IT·SW 중심의 산업 간 융합 확산, 전 산업 분야에서의 IT활용 확대 등 IT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해 IT산업의 고도화 및 활용도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국가 경제발전과 지식경제사회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06년 유럽정책센터는 IT산업이 국가 경제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20년간 유럽(2.5%→1%)과 미국(2%→3%)의 경제성장률 차이는 미국이 유럽보다 IT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 기인한다는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현재 한국은 후발국의 도약과 선진국의 견제에 막혀 가격경쟁력과 비가격경쟁력에서 버거운 ‘포지셔닝 트랩’에 갇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IT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주력산업의 역할 외에 타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후방산업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 제2의 IT전성기를 예고하는 IT코리아 미래전략이 발표된만큼 이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산학연을 비롯한 모든 직간접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해 전진해야 하겠다.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kwchung@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