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통화품질이 우수한 일반 집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다’(KT)
‘그래도 여전히 인터넷전화가 싸고 대세여서 막을 수 없다’(LG데이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발표에 맞춰 KT가 시내외전화 요금을 통합키로 함에 따라 싼 요금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온 인터넷전화의 열풍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KT는 시내전화 요금으로 시외전화를 걸 수 있다면 일반 전화(PSTN)와 인터넷전화와 요금 차이가 거의 없어서 굳이 통화 품질이 떨어지고 개인정보 보안에서 취약한 인터넷전화로 이동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인터넷전화 1위인 LG데이콤과 또 다른 유선 통신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전화는 최근 가입자 500만을 넘는 등 이미 대세로 자리를 잡았으며, KT의 시내외전화 요금 통합에 불구하고 여전히 인터넷전화가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경쟁사는 시내외전화 통합요금제는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KT는 기본요금 5천200원에 2천원을 더 내면 전국에서 같은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전국 단일 요금제를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결국 2천원 할인 효과가 있지만 3년 약정에 묶여 있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특별한 혜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LG데이콤 등의 주장이다.
시내·외 전화 요금 통합요금제에 대한 파괴력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 업체의 분석이다.
물론 KT의 시내·외 전화가 단일 요금이 되면 10초당 39원으로 KT 인터넷전화인 10초당 39원과 같아지고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의 10초당 38원과는 차이가 거의 없게 된다.
하지만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로 거는 LM 통화는 KT 일반전화가 10초당 14.5원으로 인터넷전화의 10초당 11.7원보다 30%가량 비싸다.
더욱이 국제전화는 KT 일반 전화가 10초당 282원으로 인터넷전화의 10초당 50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요금 인하 이슈는 이동통신 요금에 관한 것인데 예상 밖에 KT가 유선 시내·외 통합요금제를 들고나왔으며 방통위는 이를 은근히 부각시켰지만, 실체를 보면 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방통위는 요금 인하 발표에 앞서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에 KT의 시내외전화 요금제 통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이들 업체는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T는 다음 달 휴대전화와 와이파이(Wi-Fi)를 한 개의 단말기에서 쓸 수 있는 홈FMC 등 새로운 통신 융합 서비스를 내놓고 이동전화에서 유선으로 전화를 거는 경우 획기적으로 저렴한 요금을 적용하는 등 융합 서비스로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KT 집전화는 대부분의 가정이 이미 가입돼 있는데다 요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번거로운 해지 절차를 밟지 않고 그냥 유지하려는 가정도 많다”며 “KT가 이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집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을 잘 구성하면 집전화 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을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광복 이후 처음으로 시내외 전화 요금을 통합, 집전화 시장에서의 아성을 스스로 허물어버린 KT와 싼 요금을 무기로 집전화 시장을 뒤흔들어 온 인터넷전화와의 진검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