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정만원)이 중국 2대 유무선통신회사인 차이나유니콤 지분 전량(3.8%)을 차이나유니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분 매각대금은 주당 가격 11.105HKD(홍콩달러)로 총 99억9000만HKD(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매각 절차를 11월 중순 마무리할 전망이다.
SKT는 지난 2006년 7월 차이나유니콤의 홍콩상장법인인 차이나유니콤이 발행한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매입했으며, 이듬해 8월 이를 전액 주식으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은 당시 전환가가 주당 8.63HKD였으므로 매각 가격은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SKT는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 건실화를 꾀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컨버전스 분야의 사업을 확대하고, 향후 차이나유니콤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데 투자할 것이라고 계획을 표명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ICT인프라 확대 및 생산성 증대 기술 확보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R&D 재원으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한편 SKT의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은 내달 초 차이나유니콤의 사외이사 및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11월 중순께 마무리 될 예정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뉴스의 눈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은 해외 통신사업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보여준다.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외부로 눈을 돌렸던 우리 통신사업자들이 해외에서도 설 땅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SKT의 미국·베트남 사업, KT의 일본·말레이시아 사업에 이어, 큰 기대를 건 중국에서도 결국 가입자 기반의 순수 통신사업은 한계가 보였다.
현실적으로 차이나유니콤이 SKT와 협력 관계에 있던 CDMA 사업을 중단하고 WCDMA로 완전히 전향한 것도 배경이긴 하지만,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의 3강 구도로 굳은 중국 통신 시장에서 우리 통신사업자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이번 매각을 중국사업을 재조정하려는 SKT 의지로 보는 이유다.
매각 결정에 대한 SKT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SKT는 매각 배경에 대해 “‘글로벌 ICT 리더’로서의 비전 달성을 위해 유통, 인터넷, 금융 등과 같은 컨버전스 산업으로 관심영역을 확대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성장전략의 변화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경과를 소개했다.
앞으로 해외사업도 한계에 이른 B2C보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컨버전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SKT는 차이나유니콤과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컨버전스 사업 분야 등에서 공동 협력 관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수 통신분야(지분)의 협력은 접고, 금융·u시티·텔레매틱스·유통 등 컨버전스 영역에서 새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시도로 분석된다.
SKT는 “어차피 우리는 지난해부터 컨버전스 쪽으로 전략을 집중해 왔고, 장기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은 망사업을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 중국 사업은 향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