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PC 사업 부문(PSG)과 프린터 사업 부문(IPG)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은 구조조정안을 놓고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구조조정이 결정되면 통합 조직은 토드 브래들리 PSG 총괄 부사장이 맡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그는 4년전 HP에 합류한 이후 PC사업을 수익 창출 구조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지난 7년동안 IPG를 이끌어왔던 비요메시 조시 부사장은 HP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그가 이미 다른 IT기업의 대표 자리를 제안 받은 것으로 전했다.
HP의 이번 구조조정은 허드가 CEO를 맡은 이후 HP 사업 구도가 크게 변했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WSJ는 평가했다. PC사업부는 큰 성과를 거둬 인정을 받은 반면, 프린터사업부는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2004년만해도 HP의 주력 사업은 프린터와 잉크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졌다. 반면 PC는 5%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5년 허드가 취임한 이후 PC사업이 성장을 거듭해 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7월말로 마감된 최근 분기에서 PC 부문은 매출 84억3000만달러, 수익 3억8600만달러를 거뒀다. 프린터·잉크 부문은 매출 56억6000만달러, 수익 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HP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PC 부문이 12%으로 늘었고, 프린터 부문은 30%로 떨어졌다.
HP는 이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만 밝혔다.
HP는 칼리 피오리나 CEO 재임 시절인 지난 2005년에도 PC와 프린터 사업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피오리나가 물러나고 CEO가 바뀌면서 무산됐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