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BC카드 인수 검토` 배경은

 KT가 자회사 KT캐피탈을 통해 BC카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다각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KT캐피탈의 재무적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금융 시장 진입, 기존 통신과 금융간 컨버전스를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KT의 BC카드 지분 인수는 라이벌인 SK텔레콤이 하나금융그룹과 공동으로 금융(카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KT가 BC카드의 경영권을 조기에 확보, SKT에 앞서 금융(카드) 시장 진출 시나리오를 구체화하려는 포석이 아니겠냐는 지적이다.

 SKT가 기존 OK캐시백 등 2000여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한 만큼 통신과 금융간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KT는 BC카드 회원을 비롯한 기존 통신과 금융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을 바탕으로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KT가 BC카드 인수와 관련, BC카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KT가 BC카드에 초점을 맞춘 것은 기존 카드사와 달리 지배구조가 분산된데다 BC카드가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KT가 데이터 중심 MVNO 시장 활성화에 착수한 가운데 3900만명의 회원과 260만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BC카드와의 MVNO 협력은 MVNO 초기 시장 장악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다.

 이른바 통신과 금융 간 컨버전스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T가 KT캐피탈을 통해 BC카드 지분 인수에 착수했지만 KT캐피탈이 단독으로 원하는 수준의 지분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T캐피탈의 자본금이 1500억원에 불과한 만큼 BC카드 지분 인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 인수를 위한 자본금 확충을 위한 KT캐피탈의 증자를 비롯 KT그룹 계열사가 일정하게 출연하는 방법이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SKT가 하나금융그룹과 협력, 금융 시장 진출 방침을 공론화한 가운데 KT가 BC카드 인수를 공식화 함에 따라 SKT와 KT 간 금융 시장 진입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통신’은 물론 ‘금융’ 시장에서 KT와 SKT 간 ‘정면대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KT와 SKT가 통신 시장이 아닌 금융 시장에서 대전을 펼칠 가능성이 커 앞으로 KT와 SKT의 금융 시장 진출이 어떻게 가닥을 잡힐지 주목된다.

 지난 2001년 SKT의 전북은행 카드사업 부문 인수 무산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통신사업자의 금융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T의 의도대로 인수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주주 간 이해관계를 비롯해 KT 내부의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KT가 비씨카드의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하려는 것과 관련, 우리은행 정징한 카드사업본부 부행장은 “지분 매각 제안을 받고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나 지금 당장 매각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서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