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점해서 관리해온 전 세계 인터넷 운영 체계에 처음으로 자율성을 부여했다.
미국 정부가 인터넷 도메인 관리 국제기구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운영 체계에 자율을 부여하는 협약에 서명했다고 BBC와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ICANN에 자율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새 협약은 인터넷 탄생 40주년이 되는 10월 1일부터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번 협약으로 각국 정부 대표들로 구성되는 독립적인 검토 위원회가 ICANN의 보안, 경쟁, 책임 부문 등을 평가하게 된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은 책임 부문 위원회에만 영구적 참여를 보장받았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ICANN은 인터넷 도메인 관리와 정책을 결정하는 비영리 국제기구로 ’닷컴(.com)’과 같은 최상위 인터넷 도메인 이름과 IP 주소 등을 할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ICANN은 1998년 미국 정부에 의해 설립된 이후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협약(JPA)에 따라 운용돼 왔으며 미국은 ICANN의 활동과 업무를 감독해, 사실상 전 세계 인터넷을 독점해서 관리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운영 관리 체계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 왔으며, 특히 유럽연합(EU)은 ICANN를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의 ICANN 독점 관리에 반대해 왔다. 비비안 레딩 EU 통신담당 집행위원은 “이제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은 도메인 이름과 (IP) 주소에 관한 ICANN의 결정이 더 독립적이고 믿을만한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새 협약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로드 벡스트롬 ICANN 대표는 새 협약에 대해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ICANN가 진정한 국제기구로 거듭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