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중계기 점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지하철1∼8호선·인천지하철 구간에서는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분당선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DMB특별위원회·티유미디어는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인천지하철공사와 지하철 점용료 원가를 다시 산정키로 하고 최근 용역회사를 선정했다.
이와 달리, 한국철도시설공단(분당선·과천선 등)은 지상파DMB·티유미디어에 각각 24억원과 3억6800만원을 10월말까지 내라고 청구했으며, DMB사업자들이 이에 반발했다.
또한, 서울 9호선과의 협상도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최악의 경우 9호선·분당선·과천선 등에서는 DMB를 볼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하철 점용료는 DMB 중계기를 지하철 구간 내에 설치한 대신 지하철 운영자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임대료다. 중계기를 설치 하지 않으면 지하철 내에서 DMB를 볼 수 없다.
그동안 지상파DMB 6개 사업자들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추정 영업이익 분배 방식을 적용해 점용료로 1년에 4억원, 4억3000만원 씩을 내 왔다. DMB사업자들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점용료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으며, 원가를 다시 산정하는 선에서 합의됐다.
이에 따라, 원가산정 용역이 마무리되는 두 달 후에는 원활하게 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시청자들은 지하철1∼8호선과 인천지하철에서 문제없이 DMB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당선·과천선 등 구간은 지하철 9호선처럼 아예 수신이 안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DMB 사업자들의 입장이 전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국유재산법과 평면 방식의 임대료 산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원가를 산정해 최근 청구했다.
DMB사업자들은 천정 일부 공간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3차원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부분만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율이 안될 경우 중계기를 철거해야 하며, 중계기가 없으면 시청자들은 지하철 내에서 DMB를 수신할 수 없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관계자는 “9호선은 중계기를 DMB 방송사가 구축하고 점용료까지 내라고 해 답보상태”라며 “DMB사업자들이 자본잠식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철도시설공단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중계기 철거까지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