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 사는 라반 루타구미르와씨(50)는 휴대폰 충전을 위해 4마일 걷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농업 지역에서 이웃들과 소통을 돕고 바나나 병해 추적을 위해 휴대폰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휴대폰을 이용해 디지털 사진을 모으고 GPS 정보를 통합해 병해를 입은 지역 농부들에 관한 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무선으로 즉시 수도 캄팔라에 있는 과학자들에게 전송한다. 병해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인구 9억의 아프리카 대륙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이동통신 보급률이 30%에 그쳐 잠재력이 큰 데다 농업과 금융 관련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하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최근까지도 연평균 성장률이 100%에 육박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휴대폰 시장이다. 2007년 기준으로 휴대폰 보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연 20% 이상씩 가입자수가 급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단순 음성 통화에 그치지 않고 유선 인터넷을 대체하는 데이터 망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전기 시설이 거의 없고 유선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휴대폰은 농작물의 병해를 파악하고 최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혁명적인 매개체로 자리잡았다.
실제 우간다에서는 휴대폰을 활용해 바나나 병해에 관한 정보를 인근 마을과 공유하고 이웃 국가인 르완다와 콩고공화국에 창궐하고 있는 병해의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케냐에서는 사파리컴이 개시한 모바일머니 송금서비스 ‘엠페사(M-Pesa)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인구 3800만명 중 700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아프리카 최대 통신업체 MTN 역시 스탠더드 은행과 합작해 우간다에서 모바일 머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이 아프리카에서 SMS를 이용한 정보 검색, 거래 중계 서비스 등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휴대폰이 우물의 전원을 켜고 축구 경기 결과를 확인하거나 물건을 사고 팔 때 사용되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우간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회사 앱프리카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존 고시어는 “아프리카에서 휴대폰의 침투력은 유선인터넷보다도 훨씬 강력하다”면서 “특히 농업지역에서 휴대폰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