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눈부시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2조51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 세전이익 2조8600억원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던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7400억원의 영업적자로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시점에서 불과 세 분기 만에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킨 것이다. 놀라운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삼성은 다르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동안 휴대폰과 TV 등 제한된 품목에서 거뒀던 실적으로 ‘반쪽짜리 세계 일등’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고전하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모두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마디로 세트와 부품 전방위 측면에서 완벽한 체제를 갖춘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는 올해 5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비스 업이 아닌 제조업이 영업이익 10조원이라면 놀라운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4분기다. 특히 환율이 변수다. 수출기업으로서는 환율 변동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초부터 이미 내년 환율을 보수적인 1100원대로 잡고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에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글로벌 시장 선전이 계속되고 3분기 공급부족 현상까지 빚었던 LCD 분야에서 주도권을 계속 잡아가며 반도체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간다면 10조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브랜드파워와 원가 격쟁력을 갖춤으로써 해외의 다른 기업들과 차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적자에 바로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삼성전자의 경영진의 신속한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