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VoIP` 해외 확산…국내도 도입요구 높아

 이동통신망과 인터넷전화(VoIP)의 결합이 해외에서 본격화했다. 해외 3세대(G)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사업자까지 가세해 값싼 VoIP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 보급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와 함께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지 않고도 통신사업을 펼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직 국내에 본격화하지 않았으나 이러한 추세를 거스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로이터 등은 AT&T가 자사 3G 이동통신망에서 애플 아이폰으로 ‘스카이프’와 같은 값싼 VoIP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AT&T가 이같이 결정하면서 ‘통신망 중립성(개방) 원칙’을 확대하려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AT&T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무선인터넷 운용체계(OS)를 활용해 VoIP를 쓰는 스마트폰에도 망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연내 VoIP 응용 프로그램인 ‘구글 보이스’를 장착한 휴대폰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VoIP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동통신용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파는 사업자나 MVNO 등도 망 개방을 발판으로 삼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AT&T는 그동안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구역인 ‘핫스팟(hot spot)’이나 근거리 무선통신망(LAN)인 ‘와이파이(Wi-Fi)’ 접속점이 있는 곳에만 아이폰의 VoIP 기능을 쓰도록 제한했다.

 러시아의 와이브로사업자인 ‘요타’는 다음 달 세계 최초로 모바일 와이맥스를 이용한 VoIP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휴대폰을 비롯한 단말 라인업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요타는 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38개 도시를 포함해 러시아 전역으로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와이브로는 차세대 이동통신규격을 놓고 경쟁 관계인 롱텀에벌루션(LTE)에 앞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요타의 VoIP서비스가 활성화하면 다른 나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동통신망을 통한 VoIP서비스가 아직 활성화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업자는 수요를 잠식할 VoIP의 결합에 부정적이다. 와이브로 역시 VoIP는 물론이고 번호 부여도 지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동통신망을 통한 VoIP 요구가 국내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외의 확산 추세에 따라 국내에도 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사업자는 물론이고 통신정책 당국에도 압박이 거세어질 전망이다. 국내 출시가 임박한 애플 아이폰이 그 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폰을 통한 위치정보제공사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기술발전과 새로운 통신서비스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바꿀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