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정책 당국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이의 이른바 ’브라우저 전쟁’이 조기에 원만한 타협에 의해 종식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넬리 크뢰스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7일 “MS가 제시한 타협안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며 이들이 긍정적 의견을 보인다면 MS의 타협안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윈도’ 운영체제(OS) 설치 때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MS의 타협안을 오는 9일 관보에 고시함으로써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PC 사용자 등 이해당사자로부터 공식적인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크뢰스 집행위원은 “MS가 제시한 타협안은 애초보다 크게 진전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 원만한 타협을 통해 ’브라우저 전쟁’을 종식하고자 하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집행위는 노르웨이 웹브라우저 업체인 오페라의 탄원으로 조사에 착수, 지난 1월 MS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끼워팔아 업계 기술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내용의 ’이의성명(Statement of Objections)’을 발송,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
MS는 이에 지난 6월 새 OS는 ’윈도 7’ 유럽판에 웹브라우저 IE를 제외하겠다고 제안했으나 “MS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대신 덜 제공하는 쪽을 택했다”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MS는 7월에 이른바 ’밸럿 스크린’ 방식으로 타사 제품을 선택해 기본 웹브라우저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수정 타협안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백기 투항을 했다.
EU 집행위가 MS의 최종 타협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관련 업계는 여전히 MS의 제안이 “불충분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