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와 정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효율적 IT진흥체계 확립’의 필요성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특히 구 정보통신부를 대체할만한 구심점 부재가 논란이 되고 있어 향후 정부 대책에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8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국감이 진행중인 지경위·문방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통부 해체가 한국 IT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요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회의 IT 진흥에 대한 관심에 관련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IT특보 등 정부가 제시한 IT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놨다.
지경위 이강래 의원은 국감에서 “올해 한국 IT 경쟁력이 지난해에 비해 8계단 떨어진 세계 16위로 추락하는 등 IT 강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데, 이는 정통부 해체로 IT 기능이 여러 부처로 분산돼 정부의 IT지원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위상 약화는 R&D 투자 악화가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우제창 의원도 “IT산업 경쟁력 하락은 현 정부의 정보통신부 폐지와 IT산업 소외가 원인”이라며 “통합이전 한 부처가 추진하던 IT산업 육성업무가 현 상황에서 (지경부의 경우) 1개 국에서 담당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IT진흥의 필요성은 방통위 국감에서도 핵심 이슈가 됐다.
문방위 정병국 의원은 “방통위는 IT산업에 대한 관심이 과거 전담부서였던 정통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업정책은 미래 지향적이고 진흥 중심의 실행력이 중요한데 이를 합의제 기관에서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통위 국감에서는 이밖에도 여야 의원들이 방통위의 IT 진흥 정책 부재에 대해 입을 모아 우려를 표명했다.
IT중소업계 한 CEO는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발전 방향과 연계해 수 많은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나서고, 부족한 개발자금을 정부 기술개발프로젝트에 맞춰 보완해 온 것이 현실인데, 지금은 그런 연결고리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 지 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며 “관할 부처가 나눠지면서 전반적으로 IT정책에 대한 관심은 낮아진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익명을 요청한 IT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국회에서도 현실을 정확히 지적해주고 있어 뭔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차제에 정부 부처의 IT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IT특보에 조직과 힘을 실어주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