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률이 급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없애버릴 수도 없는 전국 9만7천여대의 공중전화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중전화와 시내전화 등 보편적서비스 손실분담금(USF)을 둘러싼 제도 개선에 착수하고 KT가 제공 중인 공중전화 감축 문제를 통신사 간 협의토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향후 휴대전화 보급의 보편화, 공중전화 이용감소 등 통신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보편적 역무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공중전화 설치 기준 및 운영에 관한 제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공중전화, 산간오지 시내전화, 선박무선, 도서통신 등 수익성은 없지만, 꼭 필요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액 300억원 이상의 14개 기간통신사로부터 매년 1천억원 가량의 손실금을 보조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담당 실무자와 통신사 관계자들로 USF 제도개선전담반을 구성, 최근 첫 회의를 갖고 USF 제도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의 핵심은 전국 9만7천여대의 공중전화를 어느 정도까지 감축하느냐다. 반KT 진영은 KT가 손실분담금에 의지해 지나치게 많은 공중전화를 운영한다며 대대적인 감축 조치와 함께 공중전화 설치 및 철거·재배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T 경쟁사들은 공중전화에 대한 손실보전금으로 매년 500억원 가량을 KT에 주고 있다. 이에 대해 KT 측은 공중전화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일부 감축이 필요하다는데 동조하면서도 공중전화 운영에 따른 손실분담 비율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위는 올해 안에 공중전화 감축과 손실분담금 개선 등에 대한 최종 합의를 도출토록 할 계획이지만 보편적 역무의 적정선에 대한 KT와 경쟁사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있어 결론이 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