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블리자드를 겨냥해 쏜 규제 방안에 국내 게임 업계가 후폭풍을 맞았다.
13일 국내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중국에서 게임 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업체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크로스파이어로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네오위즈게임즈는 전일보다 7.86%나 급락한 3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엠게임은 8.43%나 빠진 1만1950원을 기록했다.
아이온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 역시 7.28%에 해당하는 1만1500원이 떨어져 14만6500원에 머물렀다. 이밖에 웹젠과 한빛소프트도 5% 이상 주가가 떨어졌으며 다른 게임 업체들도 3% 내외의 하락을 나타냈다.
이처럼 게임 업계의 주가가 일괄 하락한 이유는 12일 오후부터 보도되기 시작한 중국 신문출판총서의 외국 온라인게임 업체 규제 방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문출판총서의 규제 방안은 외국 기업이나 합작 기업의 온라인게임 서비스 및 기술지원을 금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 때문에 혹시 국내 온라인게임 기업의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는 게 게임 업계의 중론이다. 정욱 NHN 한게임 본부장은 “이미 외국 기업이나 합작 기업의 서비스는 불가능한 상태”라며 “개인적으로 이번 조치는 월드오브워크래프 서비스를 둘러싸고 중국 게임 업체들과 관계당국의 갈등이 블리자드를 겨냥해 폭발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 외국 합자법인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유일하다. 블리자드와 넷이즈는 합자회사 ‘스톰넷’을 설립했다. 양사는 스톰넷 설립 목적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기술 지원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넷이즈는 최근 신문출판총서의 판호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강행을 발표했다.
증권가도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경계했다. 이번 중국의 지침 발표가 한국 업체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기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우려를 거둘 것을 당부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창용 연구원은 “예측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게임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인데, 이번 조치가 블리자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정황상, 이같은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게임시장에서 한국게임의 시장점유율이 상당한 만큼 중국도 한국업체를 내쫓아 득을 볼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관리지침을 확인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떨어진 주가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의 최경진·양우선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언급한 ‘기술 지원’의 정의가 게임 퍼블리싱까지도 포함하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힘들다”며 신중한 접근을 부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