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안 자란다. 물 주기, 약 주기, 햇볕에 내놓기, 비료 주기, 분갈이 해주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일까. 바보 같은 질문이다. 나무가 왜 안 자라는지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나무가 안 자라는 이유가 햇볕 때문인지, 해충 때문인지, 토양 때문인지 알아야 적합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순간적 방법보다 장기적 원인이 먼저다. 원인을 알아야 처방할 수 있고 원인을 알아야 예방할 수 있다.
원인은 뜻밖의 곳에서 홀연히 예상을 뒤엎고 나타나기도 한다. 그 예가 여기 있다.
늑대가 많아져서 옐로스톤 공원에 미루나무가 늘어났다. 언뜻 들으면 무슨 말인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사실이다. 미루나무에 싹이 돋으면 미처 자라기도 전에 먹어치웠던 엘크사슴이 갑자기 출몰한 늑대가 무서워서 미루나무 싹을 먹지 않았다. 그 덕분에 미루나무는 다시 번성할 수 있었다. 늑대와 미루나무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이처럼 연결돼 있다. 이 인과관계를 찾아내는 체계적 사고가 문제를 해결한다. 입체적으로 연결망을 투시해야 원인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다. 사회생활, 가정생활을 하다보면 이 같은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딸의 수학성적이 떨어진 것이 진정 나의 귀가시간 때문인지, 우리 회사 매출 부진이 진정 경쟁사의 가격인하 때문인지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야 방법이 나온다. 문제를 크게, 제대로 깊이 통찰하며 보자.
“왜 목표에 달성하지 못한 거야? 누가 이랬어? 뭐 때문이야? 왜 이러는 거야?”라고 과거를 추궁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크게 문제를 보고 얽혀 있는 인과관계를 찾아 내자는 것이다. “어떻게 할까? 무엇을 할까? 언제할까?” 이전에 원인부터 찾자. 그래야 미래지향적이고 근본적인 조치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