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불법복제, 그러다 탈날라

[현장에서] 불법복제, 그러다 탈날라

 술자리에서 지인들과 언쟁이 높아지는 이슈가 꼭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불법복제 문제다.

 사용자 쪽인지 창작자 쪽인지의 관점에 따라 편의 위주의 대화를 하다 보면 부딪히기 일쑤다. 돌이켜 보면, 누구의 편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불법복제에 따른 직접 피해자는 단연 저작권자가 아닌 우리 모두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이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고 있음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러한 공감은 경제적으로도 이미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한류 열풍과 더불어 인터넷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급격한 시장·경제의 활성화 시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디지털 콘텐츠 산업과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인 저작권 침해 문제, 즉 불법복제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특별한 죄의식 없이 적당히 외면하고 넘어가는 현실이다. 국내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43%, 두 명 중 한 명은 불법복제품을 사용한다. 또 영화, 음반 시장의 축소와 피해는 최근 영화 해운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그 규모가 엄청나다. 불법다운로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싸고 편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싸고 간편한 불법복제로 불법 파일을 공유하고, 사용하는 나의 생활은 나로서 끝이 아니다. 잘못된 클릭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뿐인가. 타인의 재산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는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까.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 등 이른바 콘텐츠의 불법복제 심각성은 이미 대두한 지 오래다. 문제는 그 피해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IDC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이 10%만 줄어도 2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3조원가량의 GDP 상승 효과 등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론적인 얘기만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불법복제 때문에 잃게 되는 일자리, 개인 소득의 저하, 나아가 서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김판희 BSA코리아 사무국 총괄 팀장 david@brim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