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정상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미국발 경기 불황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응해 시나리오별 비상경영에 돌입한 지 1년 만이다. 삼성의 정상경영 복귀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32조51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이달 6일에는 3분기 예상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의 정상경영 복귀는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 유가가 오르는 등 시장에 불안 요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에서는 일정 부분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은 지난 8월부터 내부적으로 내년 환율을 1100원대로 예상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도 사장단협의회에서 2010년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원달러 환율을 1130원으로 예상하고 플러스 성장과 원화 가치 상승으로 1인당 GDP 2만달러에 재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경제에서 삼성전자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미 시가총액이 세계적인 기업인 인텔을 넘어섰으며 휴대폰·TV 등 주요 IT 품목에서 수년간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삼성 주가’라는 말이 있다. 삼성의 실적 악화는 곧 다른 기업의 주가에도 동심원을 그리며 파장을 일으킨다. 그래서 삼성의 정상경영 복귀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금 일각에서는 삼성의 실적 호조를 수출의존 기업의 환율 효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보다 위기 때 신속한 대응에 나섰던 ‘위기관리 DNA’가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내년 사업 목표를 시장 평균 성장치보다 높여 잡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검토하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다. 올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의 대기록 달성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내년 경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