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백업시스템과 개인PC의 정보보호

[ET단상] 백업시스템과 개인PC의 정보보호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백업 소프트웨어는 고객의 중요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단순한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인식돼 왔다. 예상치 못한 장애나 사고에 대비한 최후의 보루로서, 사용 중인 정보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백업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백업 소프트웨어는 그 역할이 제한되고, 그 중요성 또한 다른 IT 솔루션에 비해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날로 복잡해지고 방대해지는 IT 인프라는 백업 소프트웨어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간의 단순한 정보보호 차원을 넘어 데이터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정보관리 분야까지 영역을 넓혀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의 IT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예상했던 것 이상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이러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이 속속 발표되면서 점차 시장을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IT 투자는 주로 대고객 접점 위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내부의 정보보호는 중요성이 저평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컴플라이언스 등의 시장 요구와 맞물려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 예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볼 수 있다. 기업 내에서 모든 업무 흐름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일 시스템이다. 대부분 회사 업무가 이 메일 시스템을 거쳐 검토되고 전달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메일 시스템은 시간과 장소 구분 없이 1년 365일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용된다. 메일 시스템이 단 몇 시간이라도 정지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자. 메일 시스템이 신속하게 복구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업 비즈니스 활동에 중요한 메일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메일 데이터 보호 및 메일 아카이빙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기업은 얼마나 될까.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를 미루고 있고 아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제 국내 기업도 이 같은 시장 요구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다음으로 각 기업은 PC에 저장된 정보의 중요성도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주요 정보가 PC에서 생성, 저장되고 있음에도 기업에 있는 수천, 수만 PC에 존재하는 정보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몇 차례의 정보 유출사태로 중요성이 환기됐지만 사고 당시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무관심으로 돌아선다. 아직 많은 기업이 직원 개개인의 정보보호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이에 대비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기업 전산 담당자도 많지 않다. 핵심 부서 개발담당자의 데이터가 PC의 장애로 사라져 버린다면 그 피해는 개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아직 PC 백업의 중요성은 외면하고 있다.

 기업 내에 존재하는 개인 PC의 정보는 중앙 서버에 있는 정보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보호돼야 하며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것이 백업이 중앙 시스템뿐 아니라 PC 영역으로 확대돼야 하는 이유다.

 백업 소프트웨어는 IT라는 나무 줄기 끝에 달려 있는 미약한 작은 잎사귀에서 출발했지만 나무의 줄기와 뿌리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보보호의 중요성도 IT가 발전할수록 더 커지고 있다. IT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이 같은 변화를 인식하고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소승호 한국에이템포 사장 seungho.so@atemp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