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과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원인을 놓고 여야 의원들간 의견이 엇갈렸다. 간접충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 게임머니를 불법으로 판매하는 불법환전상에 근본 문제가 있다는 의견으로 갈라진 것. 이같은 입장차는 아이템이나 아바타 등을 사면 사이버머니를 주는 간접충전의 금지를 법제화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간접충전 금지법’ 입법과정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게임물등급위원회(게등위)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온라인 고스톱, 포커 등이 급격히 성장했는데, 이들 게임은 아바타에 게임머니를 끼워파는 식의 간접충전으로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며 “간접충전 방식으로 현금이 투입되는 통로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게임머니를 환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환전금지에 초점이 맞춰진 현행법이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간접충전 방식의 서비스모델을 규제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원인이 불법환전상에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사감위에 대해 “수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게임머니 불법환전상이 게임 사행화를 조장한다”며 “불법환전상을 왜 단속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간접충전도 문제지만 사행성 조장의 근본적인 원인인 불법환전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먼저라는 것. 또 단속된 불법환전상에 대해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 도박으로 단속돼 검찰송치된 경우는 연간 3만2000건에 이르는 반면, 불법환전으로 검찰송치된 경우는 연간 245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게임머니 불법환전상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법환전상 대부분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1년에 4번 검거된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변재일 의원실 관계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처럼 게임업체들도 사행성을 방조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불법환전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업체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과 법적으로 (간접충전을) 규제하는 것은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