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막의 고정관념

[현장에서] 사막의 고정관념

기업 경영활동에서 변화관리와 경영혁신을 향한 관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이 많은 것과는 반대로 당초 예상했던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혁신 활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필수 요소지만 이미 실패를 경험한 기존 구성원들은 또 다른 혁신 활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패배주의가 팽배한 조직에서는 흔히 ‘또 시작하는구나’ 하는 식의 냉소적 반응을 접하게 된다. 아마 우리들 속에는 변화가 힘들고, 귀찮으며 성공 확률이 낮을 거라는 고정관념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기존에 고수하던 방식을 계속 유지해 나가다가는 자칫 큰 재앙에 빠지기 쉽다. 특히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경영환경에서 조직원의 고정관념은 매우 위험하다. 다음 사례를 곱씹어보자.

 사막에서 탈수로 죽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물에 빠져 익사하는 사람이 많을까. 당연히 탈수로 기진맥진해 죽는 사람이 훨씬 많을 거라고 단정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거대한 물길에 휩쓸려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통상 사막 여행자들은 사막에 비가 잘 오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객들은 비교적 편한 저지대의 평탄한 길을 걸어다니다가 그 자리에 야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막지역에서 저녁에 내리는 비는 국지적 폭우로 이어지는 때가 많다. 모래 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빗물은 낮은 지대로 모이게 되고 이내 폭포수가 된다. 피곤한 여행객들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거대한 물줄기는 그들의 잠자리를 쓸어 버리고 만다.

 여행객들이 사막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홍수에 대비했다면 참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냥 가던 길로 가면 편안하고 별 문제 없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막의 폭우가 우리를 쓸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항상 준비하고 필요한 변화에 선택과 집중해 나가기를 권해본다.

최명진 세미머티리얼즈 팀장 mjchoi@semimateria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