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다. 목표를 세울 때 경영진 쪽에선 ‘도전의식이 없어’ 답답하고, 실무진 쪽에선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서 갑갑하다. 목표는 함께 참여해 세워야 주인의식이 있다는데 경영진과 실무진이 합의를 이루는 줄다리기가 만만치 않다. 결국 경영진 의도대로 결정될 거면서 괜히 들러리만 선 듯해 직원은 짜증나고, 결국 목표는 세웠지만 주도적이지 못한 직원들 때문에 경영진도 진이 빠진다. ‘도전적 과제’를 세우고자 했는데 ‘위협적인 과제’만 떠안겨졌다. 아는 사람 풀어서라도 숫자는 맞춰야 하고, 나중에 일 터질지라도 오늘 목표는 맞춰야 한다. 급한 불부터 꺼야 하니 공정 경쟁은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고 창조적 혁신은 뒷전으로 밀린다.
극과 극이다. 필요하지만 필요악이 될 수도 있다. 집단이나 조직은 적이 있을 때 강해지고 목표가 있을 때 역동적이 된다. 성과목표는 있어야 하고 웬만해선 좀처럼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여야 창발적으로 지혜를 짜낸다. 하지만 병폐에 대한 경각심도 잊지 말자. 목표를 잘 세워 창조적 긴장감을 만들 수도 있지만 목표를 잘못 세워 습관적 사기꾼을 만들 수도 있다.
성과목표를 결정할 때 유념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지원책도 함께 마련한다. 달랑 삽 한 자루 주고 기와집 지으라고 하면 막막한 것처럼 충분한 자원이나 권한 없이 목표를 달성하라고 하면 심난하다. 둘째, 업적 목표만이 아니라 역량목표도 세운다. 무슨 결과를 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능력을 발휘했는지도 중요하다. 양적 결과를 낸 것도 성과지만 질적 성장을 낸 것도 성과다. 셋째, 합의가 어려워도 함께 세운다. 직장인의 약 80%는 목표 수립 과정에 참여할 때, 목표에 대한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큰 목표가 큰 결과를 가져오고 잘 세운 목표가 전문가를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