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서로의 강점인 무선인프라와 유선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워 유무선 통합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SK텔레콤은 유무선통합서비스(FMC:Fixed Mobile Convergence)로 선제 공격에 나선 KT를 상대로, 유무선대체상품(FMS:Fixed Mobile Substitution)을 출시, 맞불을 놓는다. SK텔레콤은 특히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의 사업영역인 인터넷전화(VoIP)에 미칠 영향까지 감수하면서 유무선 통합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11월에 국내 최초로 이동통신 기지국 방식의 FMS 서비스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21일 밝혔다. FMS 서비스는 고객이 설정한 할인지역에서 이동전화 통화를 할 때 인터넷전화 기본료 수준의 월정액과 통화료가 적용되는 신개념 유무선 통합서비스다.
이에 따라 유선의 강점을 앞세워 국내 최초로 FMC를 출시하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KT와 FMS를 출시하는 SK텔레콤 가운데 어느 쪽이 궁극적 목표인 유무선통합 선도업체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출시할 FMS 서비스에 가입하면 월정액 2000원을 내고 이동전화로의 발신(MM)을 10초당 13원에, 유선 및 인터넷전화로의 발신(ML/MV)을 3분당 39원에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인터넷전화의 요금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별도의 단말기를 사지 않고 쓰던 휴대폰으로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통화료 할인제(망내할인, 온가족할인제 등)와 중복 적용돼 혜택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유선전화 통화를 이동전화가 대체하는 FMS 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이동통신이 집전화와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을 빠르게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시장이 유무선 통합 경쟁체제로 이동하면서 SK텔레콤의 강점인 무선 경쟁력을 유선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에게 저렴한 고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FMS가 FMC와 차원이 다르며 이동전화서비스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KT는 그 근거로 SK텔레콤이 FMS 출시를 준비하는 점을 들었다. FMS가 이동전화망을 활용한 지역 기반의 할인 서비스에 불과한 반면에 FMC는 유무선 컨버전스의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음성·데이터 요금의 할인뿐 아니라, 기존의 이동통신 패러다임과 다른 미래지향적 기술 기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과 별개로 SK텔레콤의 FMS 서비스 출시는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 인터넷전화 사업에 직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서비스 고객은 인터넷전화 요금 수준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어 유선전화 가입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SK텔레콤의 FMS 서비스는 통합 소문이 도는 관계사의 출혈을 감내하면서 진행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은 SK브로드밴드 합병을 고려한 것이든, 기존 체제를 유지할 뜻이든 SK텔레콤의 무선 중심으로 통신계열사 조정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오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무선 통합 전략 등의 큰 그림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