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용 주파수 900메가헤르츠(㎒) 대역의 가치가 날로 치솟고 있다.
전파 특성이 좋은 2세대(G) 음성통화용 황금 주파수부터 3∼4G 음성·데이터 통신을 포괄하는 만능 주파수로 거듭났다.
유럽위원회(EC)는 지난 21일(현지시각) 2G 유럽형 이동통신(GSM)용 주파수 대역(900㎒)에서 3G 휴대폰·서비스를 쓸 수 있게 허용했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 의회와 각료 회의가 의결·승인한 주파수 규제 개정안을 시행했다. 새 규제는 유럽 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EU 전역에서 기존 GSM 서비스와 함께 무선 인터넷을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EU가 경제 회복 기재의 하나로 삼는 무선 광대역통신(브로드밴드) 서비스 수요를 밀어올릴 전망이다.
비비안 레딩 EC 통신담당 집행위원은 “차세대 무선통신 서비스에 GSM 주파수를 재사용할 수 있게 허용함에 따라 (시장) 경쟁을 강화하고, 이동통신 산업계가 16억유로(약 2조840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레딩 위원은 “가혹한 경제 침체기에 유럽 이동통신 산업계에 전해진 강력한 정책적 지원 신호에 힘입어 EU가 무선 통신 서비스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새 900㎒ 이용 규제는 27개 EU 회원국에 적용된다. 3G 휴대폰뿐만 아니라 4G 고속 광대역통신 기술 및 서비스를 900㎒ 대역 안에 배치하는 것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2G 주파수를 활용함에 따라 소비자는 쓰던 휴대폰으로 고속 광대역통신과 같은 차세대 기술·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등 이용자 편익도 커질 전망이다.
EC는 새 규제가 900㎒와 1.8기가헤르츠(㎓)에 걸쳐 2G(GSM)와 3G(UMTS) 이동통신을 공존하게 하고, 새로운 무선 통신서비스 이용을 증진하는 등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도 올해 안에 FM 방송 중계 등에 쓰던 900㎒ 대역에서 폭 20㎒를 회수해 3G 이동통신용으로 재배치할 예정인 등 1㎓ 이하 저대역 주파수 이용을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