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상품의 시대가 왔다

 미국에서 온라인게임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템과 같은 ‘가상상품(virtual goods)’ 소비가 연 100%에 이르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사회 활동이 급격하게 늘면서 무형의 상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임 애널리스트 저스틴 스미스와 찰스 허드슨은 최근 펴낸 ‘인사이드 버추얼 굿(Inside Virtual Goods)’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가상 상품 매출이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가상상품의 총소비보다 100% 증가한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2010년에도 시장 규모가 다시 2배 뛰어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저자들은 “2009년은 미국에서 가상상품 사업이 시장에 자리잡은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최근 몇년간 가상상품의 판매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상품은 온라인 게임이나 페이스북 등 SNS 이용자들, 아이폰 등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잘 팔리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가상 농업 시뮬레이션 ‘팜빌(Farmvile)’ 같은 소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농장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사기 위해 게임 머니를 구입한다.

 징가(Zynga), 플레이돔(Playdom), 플레이피시(Playfish) 같은 소셜 게임 업체들은 이런 배경 아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또 월드오브크래프트 등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속 아바타가 최고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실제 돈을 지불한다. 아시아의 일부 게임들은 이른바 소액 결제(micro-payments) 모델을 채택해 가상상품 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또 SNS를 꾸미기 위한 아이템들도 대표적인 가상 상품 판매 목록에 올라와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위한 각종 애플리케이션 판매 역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상 생일케이크, 음악 등을 구입해서 친구나 가족, 동료들에게 보낼 수 있는 ‘기프트스토어’를 최근 업데이트했다. 더욱 다양한 가상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휴대폰 업체의 비슷한 서비스들도 역시 상품 종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