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가 IT거버넌스 선진화 방안

[ET단상]국가 IT거버넌스 선진화 방안

최근 감사원은 국가정보화사업 추진 실태를 조사하고 “내부 또는 기관 간 동일·유사한 정보시스템을 중복 개발하는 등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준은 UN에서 발표한 ‘e거버먼트 서베이 2008’에 따르면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에서 선두 그룹에 속해 있지만, 정보기술(IT) 관리체계는 여전히 후진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품질이 저하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국가정보화 사업이 올바르게 기획되고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집행됐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IT는 이제 T(기술)가 아니라 I(정보)를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이 느끼는 전자정부 인지도가 73%인데도 활용도는 47%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의 IT거버넌스 관리활동은 초창기에는 통제를 목적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IT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은 전자정부 마지막 단계에서 강조하는 ‘각 시스템을 연계·통합해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것’과 일치한다. 지식정보활용 시대를 맞아 이제 좀 더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IT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 즉 선진화된 틀이 필요하다.

 첫째, A(Agency) B(Board) C(Center) D(Division) 협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정보화 싱크탱크인 한국정보화진흥원(A)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정보화위원회(B)에서 정책화하고 정부통합전산센터(C)와 각 부처 정보화 부서(D)에서 실행하는 효과적인 체계로 재정비해야 한다. 특히 센터는 HW 통합단계를 넘어 SW 통합을 조기에 진행해 정보화 예산 40%에 해당하는 운영비를 절감하는 데 힘써야 한다.

 둘째, 중복투자 방지 프로세스 정립이다. IT관리 프로세스를 PDCA 사이클에 맞춰 재조정해야 한다. 정보화 목표를 정한 후, 성과를 측정해서 어떤 부문이 미진한지 발견하고 부족한 부문의 보완책 마련과 더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목표를 변경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중복투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시기능과 조기경보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전문 인력은 직무분리를 실시해야 한다. 인적자원은 가장 큰 비용이고 가장 가치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난다. 그래서 IT 활용대상 확대에 따라 전산직렬도 전산개발 및 기기에서 IT기획, 정보보호, 아키텍처, IT계약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 과거에는 유능한 사람 몇 명이 모든 일을 다 했으나 최근 민간부문에서는 직무분리를 명확히 해 정보유출 등 각종 위험을 예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IT거버넌스 표준 프레임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IT거버넌스는 프로세스, 구조, 인력 등의 관리 원칙과 기준으로 구성된다. 이 원칙과 기준이 모여 정책이 된다. 이 정책들을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방법, 도구를 표준화한 프레임워크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기획단계에 EA와 IT 포트폴리오, 개발단계에 CMMI와 SOA, 운영단계에 ITSM, 성과관리에 BSC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국가 모든 분야에서 IT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게 됨에 따라 국민이 IT에 더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할 것이다. 이는 IT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과 더 많은 책임이 따르게 됨을 의미한다. 이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국가정보화 선진화 실현 시기도 결정될 것이다.

김경섭 행안부 민원서비스선진화추진단 시스템개선부장 kyungsup.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