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의 자유 접속을 제한하면 이용자 부담이 연간 최대 1700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제기됐다. 최근 무선랜의 보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방통위와 사업자들이 무선공유기(AP)에 보안설정을 의무화하고 무인증 접속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제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변재일 의원(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실은 무선랜의 자유로운 접속 자체를 제한할 경우, 이용자 부담이 연간 최대 17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변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무선랜 이용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49.7%가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2008년 인터넷진흥원 조사결과), 무선랜 보안 의무화로 인해 모두가 상용 무선랜 서비스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된다면 이용자들은 연간 약 1700억원의 추가 요금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 수치는 2008년 이용실태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무선인터넷 이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추가 요금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 변 의원측 설명이다.
변 의원은 “사실 무선랜은 ‘개방’과 ‘공유’를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네트워크로, 기술기준만 지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주파수 대역(900㎒, 2.4㎓, 5.7㎓)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은 정부가 사업자로부터 막대한 할당대가를 받고 배타적 이용권리를 주는 다른 통신용 주파수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선랜 이용자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안전한 인터넷 이용환경을 조성해야하는 정부의 책임을 단순히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 의원은 또 “최근 통신시장 경쟁의 화두는 FMC와 같은 유무선 융합형 서비스이며, 이는 이동통신과 무선랜의 결합이 그 핵심인데, 무인증 접속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모든 무선랜 이용자를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 뿐 아니라, 적발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실효성도 없는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10월 25일 미국 인터넷 기업인 지와이어(Jiwire)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와이파이를 접속할 수 있는 장소는 국내에 1만2814 곳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것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