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의 어머니 격인 야후의 ‘지오시티스(GeoCities)’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26일(현지시각) 완전히 문을 닫았다.
1세대 개인용 홈페이지 겸 소셜네트워크 기능으로 1990년대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웹페이지를 월스트리트, 비버리힐즈 등 설정된 테마도시에 맞게 꾸미고 그 안에서 방명록, 채팅 등의 기능을 사용하는 무료 홈페이지 서비스였다. 유명 가수나 배우 등의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개인 취향에 맞게 사이트를 꾸밀 수 있어 인터넷 커뮤니티 간 온라인 허브 역할도 담당해왔다.
닷컴붐이 일던 1999년 야후가 비버리힐즈인터넷으로부터 이 서비스를 인수할 당시 사용자는 2000만명에 달하고 당시 수익도 약 35억7000만달러(약 4조24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등장한 2세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밀려 사용자 수가 매년 10% 이상 감소하는 등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컴스코어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집계된 지오시티스 사용자 집계는 1030만명이지만 이는 1년 전 1210만명에 비해 16%가 줄어든 수치”라며 “이 중에선 홈페이지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한 네티즌이 많아 실제 사용자는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야후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지만 사용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엔 실패했다. 결국 야후는 서비스 사이트 폐쇄 및 사용자들이 만든 웹페이지 삭제 방침을 정했다.
사이트는 사라지지만 15년간 쌓인 추억과 정보를 기억하려는 네티즌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비수익단체인 인터넷아카이브는 지오시티스 사이트를 모으는 프로젝트를 통해 자료 보존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아카이브 측은 “15년간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모아 놓은 자료는 거대한 디지털 도서관과도 같으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지오시티스에 대한 향수는 트위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오시티스를 그리워하는 트위터 사용자들은 릴레이로 트윗(140문자)을 통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