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 시장의 성장과 관심을 이끌고 있는 스마트폰의 진화가 거침이 없다. 사진·동영상·e메일·웹서핑·오피스 등 다양한 기능을 흡수한 스마트폰의 성능이 날로 높아지면서 일반 휴대폰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한편, 점차 PC와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더 이상 이동 중 불가피하게 활용하는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휴대 단말이 아니라 높은 성능의 부품을 적극 수용하면서 독립적인 ‘손안의 PC’로 위상을 확보하고 나섰다.
◇고성능 CPU의 채용=최근 스마트폰에 나타난 특징 중 하나로 CPU의 고성능화가 꼽힌다. PC와 마찬가지로 각종 애플리케이션 구동과 연산을 담당하는 스마트폰의 CPU는 최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활용이 잦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초고속 프로세서의 탑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400∼600메가헤르츠(㎒) CPU가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적용됐다면 최근에는 1기가헤르츠(㎓) 급의 고성능 프로세서 탑재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삼성이 공개한 옴니아폰 5종에는 국내 출시제품으로는 처음으로 800㎒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뉴초콜릿폰으로 프리미엄폰 시장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LG전자도 내년에 800㎒대 CPU를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고성능 프로세서의 탑재는 소비전력을 종전대비 30% 이상 절감하는 한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즐기는 폰의 시대=화면 풀터치, 풀브라우징 기능과 고화질 아몰레드(AMOLED) 패널의 채용은 스마트폰이 ‘보는 휴대폰’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토대로 한 ‘즐기는 폰’을 향하고 있다.
내장된 카메라도 기존의 200만∼300만 화소에서 이제는 500만∼800만에 이르러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격차를 무색케 하고 있다. LG전자의 프리미엄폰 ‘뉴초콜릿폰’은 카메라 렌즈로 유명한 슈나이더 인증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자동모드 촬영’ ‘3회 연속 촬영 파노라마 기능’까지 제공한다.
동영상도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디지털 파일형식인 디빅스(DivX)를 지원, 코덱 변환이 필요없도록 하는 한편, ‘돌비 모바일(Dolby Mobile)’ 사운드 시스템까지 채용하며 듣는 휴대폰의 즐거움도 선사하고 있다. 또 수개의 단순 게임이 기본 탑재된 일반 폰과 달리 이동통신사 또는 제조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장터(앱스토어)를 통해 수많은 게임 중 원하는 것을 유·무료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다.
◇PC와 좁아진 거리=이 같은 스마트폰의 고성능화는 PC의 기능을 흡수하고 있는 휴대폰(스마트폰)과 이동성(모빌리티)와 통신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PC업계와 경쟁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는 곧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짐을 뜻하기도 한다.
이미 세계적인 PC업체 델을 비롯해 아수스 등이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칩업체인 퀄컴과 인텔의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스냅드래곤’ ‘무어스타운’ 등을 적용한 이른바 ‘스마트북(Smartbook)’ 제품도 조만간 상용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컴퓨팅·검색엔진 분야 공룡기업들의 독자적인 스마트폰 출시도 점쳐지고 있어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진 고기능 특화폰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