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역 확대에 온 힘을 쏟았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28일 열린 제2차 수출대책위원회에서는 향후 5년간 무역 확대 인프라 구축에 4조원 투입과 관련 법·제도 개선이 보고됐다.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 오는 2014년께 무역 규모 1조3000억달러를 달성, 세계 수출 규모 8위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무역거래 기반을 체계적·전략적으로 조성하는 이유는 WTO 체제 이후 수출에 대한 직접 지원이 자칫 무역마찰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업 경영이 글로벌할 뿐 아니라 서비스와 제품이 융합하는 복합무역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무역 인프라 수요가 늘어났다. 종합상사 등 전통적인 수출 창구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나면서 이에 걸맞은 무역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 내용 가운데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 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 창원과 시화공단에만 있는 공동물류센터를 인천 남동, 광주, 구미 공단으로 확대하고, 세계 주요 국가 20개 지역의 해외 공동물류센터를 오는 2012년까지 30개로 늘린다는 방안은 반가운 일이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수출금융 애로 해소를 목적으로 무담보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도입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연기금의 산업 자본화와 수출보험기금 출연재원 확충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정책이다.
이달 들어 수출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난 22일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달 무역수지가 20일 기준 17억달러 적자로 수입이 수출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10월 수출 목표를 40억달러 내외로 예상했지만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급하고 원유가의 가파른 인상 등 외부 변수로 목표치를 밑돌 전망이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한 해 수출은 하반기 실적에 달렸다. 남은 두 달의 수출이 올해 무역수지를 좌우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지경부의 무역거래 기반 조성 5개년 계획은 시의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