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기업간(B2B) 시스템통합(SI)’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 정만원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산업 생산성 증대(IPE)’ 전략을 발표했다.
IPE란 성장이 멈춘 국내 통신시장의 새 대안으로, 개인고객 위주가 아닌 법인·산업·공공부문을 상대로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높이겠다는 SKT의 신규 전략이다.
예컨대 병원의 경우, SKT 특유의 센싱·네트워킹 기술을 활용, 환자의 만족도와 병원의 수익성을 올릴 수 있게 기존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시킬 수 있다.
정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의 IBM과 시스코 등이 전력과 유통부문에서 스마트그리드나 RFID·지그비 등의 비즈니스를 구현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SKT는 유통과 물류, 금융, 교육, 헬스케어, 제조(자동차), 주택·건설, 중소기업 등을 8대 핵심분야으로 선정했다. 전담조직인 ‘기업사업단’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매년 IPE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신규 창출, 오는 2020년에는 20조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T는 차세대 유무선 네트워크와 혁신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비즈&오픈 플랫폼, 스마트 테크놀로지, 이종산업간 융합기술 등의 분야에 향후 5년간 3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일문일답/정만원 SK텔레콤 사장
-IPE는 사실상 민간 기업이나 공공 시장을 상대로 한 SI영업이다. 기존 SK C&C의 사업영역과 겹치지 않나.
△C&C는 정보기술(IT)이고, 우리는 통신기술(CT)이다. 우리가 앞단의 센싱 쪽을 담당한다면, C&C는 뒷단의 각종 백업 시스템을 맡는다.
-IPE 분야는 이미 세계적으로 IBM이나 시스코, HP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해 있다. SKT만의 장점은 뭔가.
△이들 업체와 달리, 우리는 통신기술을 기반한 센싱·네트워킹 관련 기술과 오랜 경험·노하우를 갖고 있다.
-컨버전스 시장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맞다. 지난 2001년 처음 진출했지만 실패했다. 그 때는 타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또 해당 산업의 최종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해, 각 산업 플레이어의 협조를 받지 못했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셈이다.
-IPE시장 진출에 앞서 방송통신위 측과 교감이 있었나.
△최시중 위원장과 수시로 만나 IPE 진출 얘기했다. 현행법상 타산업에 컨버젼스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의료법상 통신업체의 병원 시장 진출이 가로막힌 것이 그 예다. 그래서 마냥 법 개정을 기다릴 수 없어 일단 업무 프로세스 개선 쪽에 맞춰 IPE 시장에 뛰어든다. 방통위 측도 이같은 법적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에 SK브로드밴드 등과 합병하나.
△합병의 필요성을 못느낀다. 검토도 안해봤다. 결국 유무선 업체간 통합인데, 이는 결국 개인통신시장을 보고 하는 것이다. 이는 정체돼있는 국내 통신시장에 대한 돌파구가 못된다. 우리는 IPE로 간다.
-LG텔레콤 합병은 어떻게 보나.
△시장의 별 영향은 없을 것이다. 단, 후발사라고 앞으로는 특별 배려가 없어야 한다. 반대로, 선도업체라해서 더이상 차별적 규제도 안받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