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OLED 어디로 가고 있나

 ‘이 휴대폰 화면은 정말 깨끗하게 잘 보이네!’ 요즘 한국은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인 ‘아몰레드(AM OLED:Active-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 방식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휴대폰이 나와 관심과 열기가 뜨거운 듯하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는 세계에서, 특히 미국 시장에서 어느 곳을 향해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까.

 ◇용도 확산=사실 따지고 보면 휴대폰에 아몰레드가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이미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최근 새삼스럽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적으로 크게 진화해 소비자 요구 수준을 만족시켰기 때문일까, 아니면 유명 가수를 내세워 새로운 노래까지 들고 나오는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기 때문일까. 기술 개선에 따른 수요 증대보다는 강력한 마케팅 능력으로 시장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기술적으로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저가 휴대폰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80만원대 후반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석 달 만에 36만대나 팔렸다니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미국이나 세계의 상황은 어떨까.

 디스플레이서치(Display Search)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지난 2분기 OLED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올 1분기보다는 32%나 늘었다. 이러한 OLED 출하량 증가는 ‘아몰레드’를 사용한 휴대폰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아몰레드’는 수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PM OLED)에 비해서도 전력소비가 적어 휴대형 전자제품에 적당하다.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는 발광 셀 하나씩 구동되지만 수동형은 라인 전체가 구동된다. 또 액정디스플레이(LCD)와 달리 자체 발광이 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두께와 무게가 줄어들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각도(시야각)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형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이 나는 ‘전계 발광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더불어 고온과 저온에서 색 재현성이 유지되고, 신호 응답 속도가 LCD보다 1000배 이상 빨라 동영상에 잔상이 없으며, 뒷조명을 항상 켜두는 LCD와 달리 각 발광 셀이 켜졌다 꺼졌다 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도 적다. 특히 재료를 유리가 아닌 필름을 쓰면, 둘둘 말아서 들고 다닐 수도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유기 발광 다이오드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휴대형 미디어 플레이어나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TV는 소니가 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채택한 20인치 이상 제품을 내놓은 채 경쟁사의 연구개발 공세를 방어해가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자제품 판매장에 TV를 올려놓은 유일한 회사기도 하다.

 신기하지만 조금 어지럽던 3차원(3D) TV도 ‘아몰레드’ 덕분에 영상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왼쪽, 오른쪽 눈에 시간 차를 두고 따로따로 보여야 할 영상이 중간에 겹치면서 시청자를 어지럽게 했던 기존 3D TV의 단점을 없애줄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아몰레드’를 이용해 영상을 화면에 가득 채워 한꺼번에 내보내는 ‘동시방괄구동(SEAV:Simultaneous Emission with Active Voltage)’ 기술을 이용해 입체감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술이 개선되면 내년 안에 컴퓨터(PC) 시장에도 유기 발광 다이오드가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9인치 OLED TV군은 내년 말까지, 30인치 이상은 2011년 후반기께 소비자에 선뵐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규모 증대=디스플레이서치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6억달러에서 2016년까지 60억달러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휴대폰이 주력 상품이 되고, 2016년에 매출 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TV는 두 번째로 중요한 제품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까지 매출 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휴대폰을 스프린트를 통해 미국에 출시한다. 구글의 무선 인터넷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내장한 제품(구글폰)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여름에는 유럽에 ‘안드로이드’를 실은 구글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의 0.5%를 차지했던 구글폰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말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는 전자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가 수명이 길고 효율이 높은데다 휠 수 있고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어 조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트너의 폴 오도노반 시장분석가는 “현재로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를 필적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처럼 여러 장점을 가졌고,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보이며,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 기술이 실생활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지 주목된다. 또 조만간 대중에게 보편적으로 배포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 산업에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보스턴(미국)=이재형 다우케미컬 연구원(공학박사) yijh00@alum.mit.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