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방통위 공동 R&D기획 `산으로`

 ‘미래 성장기반을 조성하라(방송통신위원회 PM)’ ‘빠르게 성과를 도출하라(지식경제부 PD)’

 방통위와 지경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원천기술개발사업(R&D과제)’이 R&D 과제선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양 부처의 프로젝트매니저(PM)과 프로젝트 디렉터(PD)의 접근 방식 차이로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PM 조직과 PD 조직이 탄생 배경부터 서로 상이한 것이 원인으로, PM은 미래전략 마련을, PD는 당장 상용가능한 기술 과제 기획을 밋션으로 조직됐다.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와 지경부는 최근 내년부터 본격 착수한 ‘2010년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과제 선정을 진행하면서, 중장기 미래 과제와 단기 성과도출 과제를 양 부처의 공동관리 과제로 묶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자칫 성과관리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 프로젝트 책임자는 “추구하는 성과가 다르다보니 논쟁이 붙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대한 의견을 좁히기 위해 장시간 토론을 벌이지만 해법을 도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가 PD·PM 등 프로젝트 책임자를 각 부처별로 둔 것은 과거처럼 산하기관 등에서 외부전문가를 불러 모아 기업들로부터 과제를 제안받아 투표로 솎아 내는 바탐업 방식을 지양하기 위해서다. 즉 프로젝트 책임자 의미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탑다운 방식으로 R&D를 진행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정부 한 관계자는 “공동과제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그 결과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처가 지향하는 방향에 맞게 분리 진행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며 “더욱이 지향점이 다른 방통위 PM과 지경부 PD가 과거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바탐업으로 한정된 예산에서 과제 선정을 진행하다 보니(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그런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과제성격이 민간에 급하게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은 지경부가, 중장기적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는 방통위가 무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방식으로 과제 선정이 마무리될 경우, 향후 부처간 책임 소재가 희석돼 R&D 사업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방통위는 IT생태계 조성 등 미래 역점을 두는 방면, 지경부는 R&D속도전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R&D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통위 PM은 6명, 지경부 PD는 8명이다. 이가운데 지경부의 RFID USN PD와 방통위의 전파·위성 PM을 제외하고는 맡고 있는 분야가 유사하다. 무려 6개 분야에서 부처간 조율이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양부처의 PD와 PM은 업무를 놓고 항상 치열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