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와이브로 주파수` 10㎒ 전환

방통위, 지역 사업권 부여 등 활성화 방안 발표

 KT가 정부의 주파수 대역폭 복수 표준 허용 방침에 따라 현행 8.75㎒인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을 10㎒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의 주류는 외국과 호환할 수 있는 10㎒로 바뀔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또 신규 와이브로사업자가 원할 경우 특정 지역에 한정해 사업권을 부여하고 주파수 할당 대가도 분납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초기 투자비 부담을 최소화해 진입 장벽을 낮출 방침이다.

 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침체한 국내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와이브로 정책 및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의 핵심은 △10㎒ 복수 표준 허용 △지역별 사업권 부여 △신규사업자 진입장벽 완화를 위한 주파수 할당 대가 분납 등이다. 방통위가 10㎒ 복수 표준을 허용하면서, KT는 향후 투자에 들어가는 와이브로의 주파수는 2.3㎓ 대역에서 10㎒ 대역폭을 채택하기로 내부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구축한 수도권의 8.75㎒ 대역폭 장비도 2013년부터 10㎒ 대역폭으로 전환해 궁극적으로 모두 2.3㎓ 대역 10㎒ 대역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아직 대역폭 전환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못했으며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KT가 새 주파수 대역폭을 채택하기로 하고, 신규사업자에도 적용하면 국내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은 급격히 세계 범용성이 큰 10㎒로 전환돼 해외 로밍이 가능해진다”며 “주요 단말기와 장비업체들이 이 대역폭을 채택한 단말기와 장비를 내놓은 상태여서 와이브로 보급이 활발해지고, 사업자의 투자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신규 와이브로 사업자에게 특정 지역에서 사업권을 부분 취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와이브로 사업권을 따려면 전국을 서비스권역으로 하고 관련 투자 계획을 내야만 했다. 이 밖에 방통위는 신규 사업자의 전국망 서비스 보완을 위해 가상이동망사업(MVNO) 도입과 기존 사업자와의 로밍 등을 추진해 경쟁활성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권병욱 방통위 통신정책국 와이브로활성화팀장은 “2006년 6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와이브로는 3년이 지난 현재 가입자가 약 25만명 수준으로 당초 전망치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하지만 우리보다 늦게 와이브로를 도입한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은 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테스트베드를 구축함으로써 와이브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와이브로 사업자인 KT 및 SKT가 와이브로 허가조건을 미이행한 사항을 시정명령하고 사업자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후속조치로 2011년까지의 서비스 커버리지 및 투자 이행계획서를 제출받아 방통위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사업자들은 2011년까지 이행계획서의 이행 결과를 반기별로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