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와이브로 신규사업자 허용키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이브로(WiBro)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규사업자가 새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육성책이 추진된다. 신규 사업자는 기존 사업자와 기지국과 로밍을 공용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에서 KT와 SK텔레콤 등 두 와이브로 사업자가 허가조건을 이행치 못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 및 이행촉구 결정을 내리고 국내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방통위는 먼저 글로벌 무선인터넷 테스트베드를 구축, 와이브로 세계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 아래 경쟁활성화 여건 조성, 실효적인 전국망 구축, 와이브로 사업성 제고 등을 3대 정책방향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용으로 분배된 2.3㎓ 주파수 대역에서 8.75㎒폭, 또는 10㎒폭의 복수표준을 허용해 주파수 대역폭을 변경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 고시를 연내 개정키로 했다.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처음 8.75㎒폭으로 상용화했으나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8.75㎒ 외에 5㎒, 7㎒, 10㎒폭의 다양한 표준규격이 제정돼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10㎒ 대역폭을 채택하고 있다. 방통위는 특히 전국, 또는 지역 단위의 신규사업자를 허가해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고 로밍과 기지국 공용화 등을 통해 신규사업자 진입여건을 조성해주기로 했다. 신규사업자에게는 2.3㎓, 또는 2.5㎓ 대역이 인센티브 차원에서 우선 할당되고 로밍의 범위도 기존사업자의 WCDMA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제도가 도입되면 신규사업자 진입여건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이와 함께 전국 주요 84개 도시에 기존사업자 단독, 또는 사업자간 공동망을 구축토록 해 효과적인 망 구축사업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서상 KT는 2008년까지 전국 84개시의 77.7%를, SK텔레콤은 2009년까지 84개시의 66.9%를 커버하도록 망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또 실내에서 사용되는 초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인 펨토셀을 통해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한편 수도권망은 끊김없는(seamless)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품질을 지속적으로 보완토록 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아울러 사업성을 제고해주기 위해 무선인터넷 정액요금, 결합요금 등을 확대하고 와이브로 및 와이파이(WiFi)를 탑재한 결합단말기와 저가형 스마트폰의 보급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와이브로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모바일 IPTV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이런 정책방향의 일환이다. 한편 방통위가 와이브로 사업자의 허가조건 이행여부를 점검한 결과 KT는 지난해까지 모두 6천882억원을 투자, 계획 대비 86%를 이행했고 SK텔레콤 또한 5천329억원을 투자, 이행률이 8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를 기준으로 한 서비스 커버리지는 KT는 46.4%, SK텔레콤은 43.6%로 사업계획 대비 이행률이 각각 59.7%, 71.7%로 허가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방통위는 그러나 현재 전체 가입자가 25만명 수준에 불과한 시장상황과 와이브로 활성화 필요성, 이미 상당액을 투자한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KT와 SK텔레콤에 시정명령과 함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2011년까지 사업자들의 이행결과를 반기별로 보고토록 하고 향후 와이브로 사업자가 허가조건을 다시 이행치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