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경부 국감에서 최경환 장관에게 질의한 것 중 하나가 대·중소기업 상생 IT혁신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정부가 더욱 노력해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9월 2일, 미래기획위원회에서 발표한 ‘IT Korea 미래전략’은 그동안 ‘IT홀대론’으로 소외감을 느낀 IT종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추진로드맵이 누락되었다는 점에서 아직은 ‘미완의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라는 고민을 해소하는 것 중 하나가 ‘대·중소기업 상생 IT혁신사업’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네트워크의 변화를 초래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즉 대기업이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소싱이나 원 소싱 등으로 협력체계를 변경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공급사슬에서 제외되고 네트워크에서 이탈된 중소기업은 자생력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대·중소기업 상생 IT혁신사업’이다. 일방적인 시스템의 보급이나, 특정 IT응용시스템의 확산이 아니라 IT를 도구로 협업을 기반으로 한 내부 프로세스를 혁신하면서 협업 공급망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현업 정보화 담당자에게 현장혁신을 위한 방법을 교육하고 혁신 전략수립 전문가를 파견해 현장에서 밀착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자생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퇴직한 우수 IT전문인력의 멘토링제도를 바탕으로 한 활용이다.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고령층에 대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부양문제로 심각한 사회갈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링제도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활성화가 되면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는데 본격적인 제도화의 첫 걸음으로 IT혁신사업이 적격으로 보인다.
IT혁신사업을 통한 또 하나의 기대효과로 생각되는 것이 IT종사자 간의 융합이다. IT는 패러다임이 하나의 산업에서 융·복합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간과되고 있는 것이 IT종사자 간 융합과 네트워크다. 네트워크를 강조하면서 가장 네트워크에 취약한 것이다. IT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의 시공간에 넣고 소통하게 하면서 본인들은 제외되었던 것이다.
상생IT혁신사업은 정부의 IT지원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IT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지금까지는 초기 투자 중심의 일회적 지원이었지만 이제는 구축보다는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 물론 초기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투자방식의 지원은 지원 자체가 성과에 해당하므로 피드백 시스템 운용에 걸림돌이 된다.
반면에 유지와 관리 중심의 지원은 피드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시행착오는 최소화하면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IT분야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고 가능한 한 전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관리와 유지 중심의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것 역시 멘토링제도다. 세대 간 갈등 해소, 일자리 창출, 정부기능의 아웃소싱을 통한 슬림화, 고령화 대책에 대한 답은 바로 멘토링제도를 어느 정도 활성화하느냐에 달려있다.
원희룡 국회의원/heeryong@happydrago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