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기업들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 특허를 공유하고 혁신적인 기술까지 공개하는 등 ‘에코 협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최근 나이키, 베스트바이, IBM, 노키아, 소니 등 굴지의 기업들이 ‘그린’과 ‘에코’를 주제로, 공익을 위한 특허 공유 글로벌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2일 뉴욕타임즈가 전했다.
저작권 공유 비영리 조직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는 나이키, 베스트바이 등과 손잡고 내년 초 특허와 신기술 등을 나누는 ‘그린 엑스체인지’(Green Xchange)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린 엑스체인지는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기술을 다른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고 그린 경영을 실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그린 엑스체인지에 특허를 기부하는 기업들은 고정 연간 라이센스 요금을 이용자들에게 매길 수 있다. 하지만 라이벌이나 경쟁사가 그것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제한할 수도 있다. 연간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을지라도 특허 이용자들은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기술을 이용했는지 기록이 남는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운동화에 넣는 쿠션 에어백 특허가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등 다른 산업에 환경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다른 업체에 그 기술을 공개할 수 있다. 나이키 지속가능 사업과 혁신 연구소의 켈리 라우버는 “기술 나눔은 엄청난 환경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나이키의 수성 접착기술을 다른 신발 업체와 나눔으로써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솔벤츠의 사용량이 신발 한켤레 당 1997년 350g에서 13g으로 줄었다”고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시작된 ‘환경특허 공유’(Eco-Patent Commons) 프로젝트에는 IBM, 노키아, 소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참여 기업들이 환경 관련 특허를 공유하기로 서약하고 어느 누구나 그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IBM이 사용하고 있는 재활용 판지 포장재나 듀퐁이 흙, 공기, 물 등의 오염을 탐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미생물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IBM이 반도체 웨이퍼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오존가스와 다른 공정에서 발생한 오염된 화학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도 특허 나눔의 일종이 될 수 있다. 이 공유 프로그램은 현재 1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공유 건수는 100건으로 늘어났다.
MIT 슬로언의 사라 슬라우터 박사는 “우리는 모두 지구 살리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는 어느 하나의 회사나 분야,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만큼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