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번호이동 냉각에 휴대전화 판매↓

9월에 이어 10월에도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가 30만건에 머물면서 제조업체의 단말기 판매도 덩달아 부진을 겪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10월 번호이동 건수는 30만9천4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 9월(29만3천546건)에 비해 불과 1만5천건 정도 늘어난 것으로, 10월이 31일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9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번호이동 건수는 시장이 과열되기 직전인 지난 1월(35만1천386건)과 2월(40만5천566건) 40만건 안팎을 기록하다가 3월 66만4천670건, 4월 83만9천11건에 이어 5월과 6월에는 각각 119만7천507건과 124만9천765건으로 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과열 마케팅 자제에 합의하면서 7월 89만1천138건으로 다소 진정되고 8월 39만3천757건으로 급격히 줄어든 데 이어 9월에는 번호이동이 본격화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10월 번호이동을 업체별로 보면 SK텔레콤으로의 번호이동이 전체의 39.1%인 12만909건이었고, KT가 10만4천915건(33.9%), LG텔레콤이 8만3천583건(27%)으로 집계됐다.

번호이동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것은 지난 7월 이통사 CEO들의 과도한 마케팅 자제 합의에 뒤이어 이통 3사가 지난 9월 이통요금 개선안에서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인 지난 2일 24개월 이상 가입 고객이 12개월 또는 24개월을 약정하고, 기본료와 통화료를 합쳐 월 2만9천원 이상 사용하면 이용요금에 따라 매월 3천~2만2천원까지 할인해 주는 우량고객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내놨다.

번호이동 시장의 축소에 따라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보조금 경쟁이 극에 달했던 지난 6월 300만대를 넘었으나, 7월 250만대, 8월 200만대, 9월 140만대, 10월 135만대 수준으로 집계돼 불과 4개월 새 시장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요금 인하안 등으로 여력이 준 이통사들이 다시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당분간 번호이동을 포함한 이통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