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주사업자 컨소시엄 탄생했다

 국가 정보화사업에 중소기업이 주사업자를 맡고 대기업이 부사업자를 맡는 이례적인 컨소시엄이 탄생했다.

 5일 국토해양부가 발주한 부동산 행정정보 일원화 전략계획수립 사업에 솔리데오시스템즈 컨소시엄이 2차 입찰에서도 단독으로 입찰해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솔리데오시스템즈는 연 매출 200억원 규모의 정보화 전문 중소기업으로 이번 컨소시엄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주사업자로 참여했다. 삼성SDS와 웨이버스가 각각 지분 30%와 20%로 부사업자로 합류했다.

 국가 정보화 초기단계인 전략계획(ISP) 수립 사업에서 ‘중소기업 주사업자-대기업 부사업자 컨소시엄’이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공공기관 ISP 사업 컨소시엄에는 삼성SDS·LG CNS·SK C&C가 주사업자를 맡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참하는 것이 관례였다. ISP 수주 업체가 본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었다.

 국토부의 부동산 행정정보 일원화 사업은 오는 2012년부터 지적도,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 부동산에 관계된 각종 공적장부를 한 장으로 통합해 발급하기 위한 대규모 정보화 프로젝트다. 이번 ISP 사업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업규모가 확정되지만 전국 토지 3700만필지와 건축물 700만동에 대한 각종 부동산 행정정보를 통합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솔리데오시스템즈가 이처럼 큰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들을 제치고 주사업자를 맡게 된 것은 부동산 행정정보화에 관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는 건축 허가 시 관공서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축행정정보시스템 ‘세움터’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세움터는 우리나라 정보화 대표 브랜드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무 전문성을 인정해 주사업자 자리를 양보한 삼성SDS의 결단도 모범사례로 꼽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끼리 컨소시엄을 맺어 독과점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이번 사례는 반대로 대기업이 양보하면서 상생협력을 이룬 좋은 선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솔리데오시스템즈 관계자는 “대기업이 전문성과 기술력을 확보한 전문기업을 하청기업이 아닌 동반자로 삼는 것은 우리 정보화 산업계의 경쟁력 향사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