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스마트`한 구매에 대한 단상

[현장에서] `스마트`한 구매에 대한 단상

 10여 년간의 엔지니어 생활을 접고 영업의 길로 접어든 지 5년이 지나가고 있다. 스토리지 솔루션 영업을 시작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으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업이라는 업무는 매달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고 가족과 함께할 시간조차 내기 힘든 때가 많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안해서 성공적으로 구축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고객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는 IT 강국답게 고객사 담당자가 IT에 해박한 지식이 있다는 점이다. 가끔은 영업사원보다 제품을 더 많이 알고 있기도 하다.

 물론 부족한 점도 없지 않다. 이제 시장에 갓 출시돼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현재 환경에 적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각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점이나 특징은 무시한 채 유사한 제품을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어 가격 경쟁만 시키는 일부 잘못된 인식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모든 사람이 각각의 개성이 있듯이 비슷비슷해 보이는 제품도 자세히 뜯어보면 각기 특성과 장점이 천차만별이다. 겉이 아닌 속을 뒤집어 분석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다른 기업에서 도입한 시스템이 우리 회사에서도 잘 돌아갈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바로잡아야 한다. 현재의 운영 환경과 향후 구축하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 인식한 후 그에 부합되는 제품이나 솔루션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싸게 샀다고 무조건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현 상황에 맞지 않는 물건을 남들보다 싸게 사는 것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최적의 제품을 남들보다 비싸지 않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바로 가장 현명한, 가장 ‘스마트(smart)’한 구매 방법이다.

 박병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전략고객사업본부 팀장 his-bhpark@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