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심(USIM) 카드를 불법으로 조작해 문자메시지를 훔쳐 보다가 적발된 사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번 사건은 USIM자체를 불법 복제한 것은 아니지만 일선 대리점의 취약한 본인 확인 절차가 악용됐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휴대폰 판매업자 김 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고 모씨 등으로부터 의뢰받은 37명의 명의를 도용, 휴대폰 문자메세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의 ‘문자매니저’ 서비스에 해 가입한 후 해당 계정의 아이디와 암호를 올해 1월부터 전문 브로커와 심부름센터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상적으로는 본인 휴대폰으로 인증을 받게 돼 있으나, 이들은 USIM의 특성을 이용했다. USIM은 이동통신 가입자의 신원과 전화번호 등 정보를 기록한 손톱 크기의 칩으로, 3G 휴대폰은 유심에 개인 정보가 기록돼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평소 잘 알던 이동통신사 대리점 직원에게 뒷조사 대상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고 당사자의 USIM 내용을 다른 USIM으로 옮기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