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가 악당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AP, 뉴욕타임스 등은 착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대명사로 알려진 미키마우스가 내년 월트디즈니에서 선보이는 비디오게임 ‘에픽 미키(Epic Mickey)’에서 심술 맞고 교활한 영웅의 모습으로 완전히 다시 태어난다고 전했다.
닌텐도 위(Wii) 게임용으로 제작되는 에픽미키는 미키마우스가 금단의 황무지를 휘젓고 다니면서 만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착한 캐릭터에서 영웅적이지만 심술궂고 교활한 다면적인 캐릭터로 변하는 모습을 담았다. 게임 도입부에 ‘나는 어떤 종류의 영웅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진 뒤 플레이어에게 그 답을 찾도록 하는 식이다.
월트디즈니는 1933년 탄생한 미키마우스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바꿀 경우 브랜드 가치 등에 손상이 올 것을 우려해 그동안 ‘착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올해 미키마우스 상품 판매액 50억달러 중 미국 내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캐릭터상품 판매 금액도 매년 조금씩 하락하고 있어 이미지 변신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또 이번 캐릭터 변신을 통해 캐릭터 소비층도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픽미키도 13세부터 34세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월드디즈니는 게임뿐 아니라 미키마우스가 걸어다니거나 말하는 방식부터 TV나 웹사이트에 나타나는 모습까지 캐릭터 변신을 재고하는 프로젝트도 은밀히 추진 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키마우스 이미지 변신에는 로버트 이거 월트디즈니 CEO부터 최고위층 모두가 관여하고 있다.
그레이엄 호퍼 디즈니 인터렉티브 스튜디오의 매니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미키가 나타날 것”이라며 “픽사, 드림웍스 등 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를 잡기 위해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