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가전판매 대전이 한 달 일찍 찾아왔다. 본격적인 북미 시장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아마존,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소비자의 지갑을 잡아두기 위해 3주 정도 이른 지난 7일부터 가격 할인 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9일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유통업체들이 벌이는 할인 판매촉진 행사를 일컫는 말이다.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져 미 유통업체 연간 매출의 절반가량이 일어나는 이른바 ‘대목’이다.
올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파격 세일을 노린 소비자 수가 더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로 ICSC(International Council of Shopping Centers)와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내놓은 ‘연휴기간 소비자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연휴기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목을 잡기 위한 소매기업들의 발걸음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빨라졌다. 지난 토요일(현지시각)부터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블랙 프라이데이 사전행사에 들어갔다.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은 ‘원데이 전자제품 세일’을 시작했다. 오늘의 전자제품을 선정해 사이트 내 ‘골드박스’ 안에 두고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공한다. 제품은 2시간마다 바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인 X박스360을 100달러의 파격적인 값에 파는가 하면 309.99달러짜리 전기믹서도 179.99달러에 42% 이상 할인해 판다.
전자제품 전문 판매몰인 베스트바이도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15.6인치 노트북PC 등을 파격적인 가격에 전시했다. 월마트는 노트북PC를 199∼249달러 선에 판매하고, 게임콘솔을 200달러 이하에 판매할 계획이다.
일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는 벌써 제품별 할인 가격 전망도 나왔다. 블루레이디스크플레이어는 49달러 수준으로, 블루레이 디스크는 5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할인될 전망이다. 연휴 할인기간에 가장 많이 팔리는 HDTV는 32인치 LCD TV가 299달러 이하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37인치 플라즈마와 LCD TV는 399달러, 46∼47인치 LCD TV는 599달러 이하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가격비교 사이트인 가타딜닷컴(GottaDeal.com)이 전했다. 22인치 LCD PC모니터는 99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와 회복의 교차점에 있는 다소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소비는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일찍 일어나는 새’가 수백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