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M으로 이통시장 중심축 소비자에게

대대적 광고와 문자메세지 감청 등에 관심 증폭

최근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유심(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T의 대대적인 광고와 더불어 문자메시지 감청에 사용되기도 했다는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USIM’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작은 카드에 불과한 USIM은 사실 이동통신 시장의 중심을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이동시킬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USIM 카드는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가입자의 식별을 위해 필요한 장치로 3G 단말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장치다. 휴대전화 뒷면 배터리 옆에 장착하게끔 돼 있다. 종전에는 휴대전화에 저장되던 가입자 정보가 USIM에 등록돼 자신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도 이 USIM 카드만 갖고 있으면 다른 휴대전화에 끼워 자신의 휴대전화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유심 카드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별도 절차 없이 새 휴대전화에 바로 불러서 사용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 스와핑=지난해 7월 유심 잠금장치 해제로 사용하는 단말기에 USIM 카드만 끼우면 이통사, 단말기에 상관없이 해당 가입자가 원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USIM의 최대 강점이다. 피서지나 여행 중 갑자기 휴대전화 배터리가 나갈 경우 다른 중고폰이나 옆 사람 휴대전화에 바꿔 끼워 사용할 수 있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USIM 카드만 있으면 새 폰을 사지 않고도 기존 중고폰을 이용할 수 있다. USIM 이동성에는 같은 사업자끼리 휴대전화를 바꿔 쓰는 사업자 내 이동성과 SK텔레콤과 KT 가입자 간 UISM을 바꿔 쓸 수 있는 사업자 간 이동성 2가지로 나뉜다.

사업자 내 USIM 이동성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고 사업자끼리 이동은 3개월 늦은 7월 이후 신규 출시되는 단말기부터 적용되고 있다. 사업자 간 이동은 음성통화, SMS 수발신, CID 등의 기능은 되지만 사업자마다 단말에 적용하는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무선데이터 서비스, MMS 등은 아직 안되고 있다. 하지만 USIM 개방이 1년이 넘어섰지만, 이동성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업자 내 단말기 이동건수가 370만건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 사업자 간 이동성은 전체 3천건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간 이동 시 현재 이용 중인 단말기를 다른 이통사를 통해 사용하려할 경우 현 사업자에게 이용신청을 내야 하는 등 절차상 불편이 있는데다 가입자를 빼앗길 우려로 사업자들이 USIM 이동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 가능=KT에 이어 SK텔레콤도 조만간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USIM 마케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이 USIM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한 가입자 정보뿐 아니라 USIM을 활용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USIM 카드에 은행 공인인증서, 교통카드 기능 등을 모두 넣을 수 있어 회사 출입카드나 신용카드의 기능까지도 한다.

USIM 카드는 전화, 문자메시지, 데이터 서비스 등 통신 전용의 통신칩 외에도 통신 기능에 금융 서비스를 추가한 금융칩이 있어 USIM 뱅킹 서비스를 가능케 해준다. USIM 뱅킹 서비스는 기존의 VM 뱅킹과는 달리 은행 카드 없이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은행 자동화기기로 현금 출금이 가능하다.

올해 초 이통 3사와 17개 시중은행, 금융결제원 등은 USIM을 활용한 뱅킹서비스인 ’유비터치’를 선보였다. ‘손안의 지갑’을 표방한 이 서비스는 USIM 카드에 최대 100개의 계좌정보를 수록하고 이를 인식하는 결제 모듈이 설치된 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KT와 SK텔레콤은 지금보다 용량이 최대 수십배 가량 늘어난 고집접(HD) USIM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USIM이 근거리 통신이나 결제를 위한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반 RF칩이나 무선인식과 결합하고 모바일 오피스나 전자책, 모바일 게임 등 서비스 다양화도 계획하고 있다.

◇보안은 괜찮나=USIM 이동은 이밖에도 장롱에 잠들고 있는 중고 휴대전화의 활용도를 높여 자원 재활용을 통한 통신요금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장점이 많지만 보안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USIM 카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통사들은 휴대전화에 대한 USIM 잠금장치 설정과 해제만으로 휴대전화 분실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잠금을 설정해놓으면 암호를 입력하기 전에는 카드에 저장된 내용을 전혀 볼 수 없고 내용을 바꿀 수도 없다.

특히 USIM 카드는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근 경찰이 USIM 카드를 활용, 문자메시지를 훔쳐본 일당을 붙잡은 사건도 이들이 명의도용을 통해 USIM 카드를 몰래 발급받은 것일 뿐 USIM 카드를 복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통신사들의 설명이다. 이미 USIM의 보안성과 유용성은 유럽 등지에서 검증을 받았다.

KT 관계자는 “3G 이동통신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USIM인데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낮아 USIM 마케팅을 기획하게 됐다”며 “`휴대전화 스와핑’뿐 아니라 이용자들은 USIM 하나로 금융, ID 및 개인 콘텐츠나 서비스 플랫폼까지 서비스 혁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통사들의 USIM 개방에 대한 실태점검에 이어 제시된 개선방안을 토대로 연내 종합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