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 산업의 대외 경쟁력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일본 등 해외 기업의 특허 공세가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
특히 LCD, 메모리 반도체 등 우리가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을 겨눈 공세는 집요하기 짝이 없다. 세계 시장 주도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나라가 먹고사는 문제며 우리 또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임이 분명하다.
최근 특허 공세를 대하는 우리 기업의 자세도 바뀌고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는 외국 기업이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국내 특허기관이나 외국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움츠러들고, 감추기 바빴다.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이른바 캐치업 전략을 쓰다보니, 외국 기업의 특허 공세를 빠져나가기 힘들었고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게다가 기업 이미지 추락과 시장 신뢰도 문제를 걱정해 쉬쉬하기 바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제 당당한 기술 리딩 국가에 올라섰다. 세계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제품도 이런 기술에서 나왔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과 2007년 2년간 18건이었던 우리 기업의 일본 기업 상대 특허소송은 지난해 18건,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8건 등 22개월간 총 26건으로 40% 이상 늘었다. 최근 우리나라 기술이 급속도로 향상된 측면도 있지만, 이전 수세적 특허 대응에서 공세적 대응으로 바뀌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과거와 같이 일단 숨기고, 법원에 가서도 수동적 변론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분명히 지났다. 특허권자 입지를 역으로 옥죌 수 있을 만큼 특허기술 역량도 높아졌다. 당당히 맞서고 이길 것은 분명히 이겨야 한다. 특허도 경쟁이다. 싸워서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도 도태될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