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북한의 신종플루 예방·치료 활동 지원을

[통일포럼] 북한의 신종플루 예방·치료 활동 지원을

북한에도 신종플루(인플루엔자)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종플루가 사실상 대유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외부세계와 많이 차단된 북녘 땅의 상황을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우리 언론매체와 달리 신종플루에 조용했던 북한은 최근 TV에서 신형 독감이 세계적으로 퍼져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면서 손씻기 같은 질병 예방 활동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제 북한도 신종플루 영향권 아래에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북한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례가 지금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북한 주민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다만 북한의 내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 당국이 없다고 보고할 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신종플루는 가벼운 피부 접촉이나 재채기·기침 등을 거쳐 매우 쉽게 호흡기로 전염되고 있다. 북한이 외국과 교류를 활발하게 하지는 않으나 접경지역인 중국과 상당한 왕래를 하고 있는바 신종플루 예외기는 어렵다. 북한도 신종플루 비상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체제 선전을 위해 자랑해 왔던 대표적인 것은 예방의학제도와 무상치료라는 보건의료체제였다. 그러나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이 같은 보건의료체제는 10년 이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현재 북한의 열악한 생활 환경과 의료체제 여건상 신종플루가 만연할 때 북한 전체의 보건 상황은 매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심각한 재난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제반 의료 여건을 갖추지 못한 형편이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신종플루의 전염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북한에 남북 관계상 우리가 해야 할 몇 가지 일을 고려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먼저, 북한은 신종플루의 단순 예방 홍보 이상으로 보건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는 질병관리체제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돼지독감으로 알려지면서 돼지고기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몰이해는 없어야 할 것이고, 열이 나면 무조건 격리하는 방식의 접근도 비과학적이다. 또 비공개로 인해 그 피해를 늘렸던 중국의 사스(SARS) 사례 또한 북한이 교훈 삼아야 할 내용이다. 북한 정부 차원의 생명을 살리는 건강보건 대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은 신종플루 치료제나 예방 백신의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개발도상국으로 치료제를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 북한도 외교적 노력으로 치료제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도 북한에 식량을 일부 지원하는 것 못지않게 인도적 차원의 신종플루 치료제 지원책을 마련하고 서둘러야 한다.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에도 어려운 형편인 것은 사실이나 한민족이라는 의식에서 출발해 어려운 여건에 있는 북한에 손을 펼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의료를 지원하는 민간단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매일 수백명이 왕래하는 개성공단 등 북한과 접촉점이 되는 곳에서 신종플루가 북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종플루 전파는 남북의 접촉으로도 북한에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히 많으며, 이로 인해 각종 남북 교류·협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현규 KISTI 정보서비스실장/hkchoi@kis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