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에 특화된 PC, 휴대폰, 인터넷서비스 등 ‘실버IT’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정보격차, 사회 격리 등 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60세 이상의 PC와 격리돼 있는 노년층을 겨냥한 새로운 PC ‘심플리시티’(SimplicITy)가 출시됐다고 BBC, 인디펜던트 등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PC제조사 ‘웨식스’와 노년 대상 웹사이트 ‘디스카운트에이지’가 협력해 개발한 심플리시티는 시작할 때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되고 메뉴를 따로 불러와야 할 필요도 없다. ‘스퀘어원’이라고 불리는 첫 화면에는 e메일, 인터넷 브라우저, 파일, 온라인 채팅, 이용자 프로필 등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6개의 버튼이 있다. 여기에 디스카운트에이지의 대표이자 방송인인 발레리 싱글레톤 여사가 등장하는 17개 이용 안내 비디오가 사용법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리눅스 운용체계를 탑재한 이 컴퓨터는 생산에서부터 배달까지 2주가 소요되고 우편으로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하드웨어 기능에 따라 차별화된 두 가지 버전으로, 각각 435.99달러(약 50만원)와 525.99달러(약 61만원) 등 저렴한 편이다.
72세인 발레리 싱글레톤 여사는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는 노년층 규모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이제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됐지만 영국에서만 65세 이상 노년층의 640만명 이상이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년층을 위한 휴대폰과 웹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휴대폰제조사 ‘도로’는 50달러(약 5만8000원)에 팔리는 단순한 디자인의 휴대폰을 내놓았다. 이 휴대폰은 버튼이 크고 바탕화면이 단순하며 소리가 크고 진동이 세다. 또 잡기 쉬운 외관, 블루투스 기능 등을 갖췄다.
또 노년층을 사회와 가족과 동화시키기 위해 기획된 웹사이트 ‘패밀리링크’는 e메일을 쉽게 쓸 수 있고 한곳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모두 볼 수 있으며 하루의 스케줄을 상기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실버IT가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한편 고령화 사회로 인해 갈수록 수가 늘고 있는 노년층에게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년층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을 통해 새로운 경제와 문화에 뒤처지지 않게 되고 가족과 인터넷을 통해 접촉해 격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금 수급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를 통해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선단체 에이지컨선앤헬프더에이지의 앤드류 하롭 대표는 “노년층이 인터넷 등 IT를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연금수령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쇼핑과 금융 이용 등을 통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