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실 분위기가 요즘 어수선하다.
국정감사도 끝나고 한참 정기국회를 준비해야 할 때지만, 일부 문방위 의원실 보좌관들이 최근 잇따라 사퇴하거나, 면직처리되면서다.
N 의원실 소속 보좌관과 비서관이 최근 동시에 사표를 제출했다. 각각 유학과 취업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보좌관과 비서관이 한꺼번에 사의를 밝히는 경우는 드물어, 이들의 사퇴를 놓고 이번 국감 때부터 불거진 의원과의 관계 악화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비서관은 “억측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A 의원실의 보좌관도 최근 국회사무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A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이달말 대법원 최종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보좌관이 미리 거취를 결정했다는 게 동료 보좌관들의 전언이다.
특히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실 소속 보좌관과 비서관들의 사정이 딱하다. 이들 의원이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보좌진 역시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상태다.
문제는 국회의장의 사표 수리 거부로 해당 의원들의 사퇴는 처리되지 않아 매달 세비가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는 반면, 보좌관과 비서관 등 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바로 면직돼 수개월째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의 사퇴 여부는 국회의장 소관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들이 제출한 사퇴서를 처리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직제상 국회사무처 소속이다. 소속 의원의 사퇴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일괄 면직처리된 이유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