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Any time, Anywhere(언제 어디서나)’ ‘Personalization(개인화)’ ‘Portable(휴대형이)’ ‘One source multi use(활용성 증대)’ 등이 화두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의 콘텐츠로 새로운 시장과 채널에 대한 기대와 기회를 찾는 CP(Content Provider)가 탄생했다. 수많은 CP는 각자의 영역에서 차별화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해서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채 10년을 가지 못하고 사상누각처럼 무너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폐쇄적인 서비스 구조로 인해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수많은 콘텐츠가 고객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그런 환경에서 생산성이 낮아져서 고사하는 CP가 늘어나게 됐다. 더 이상의 돌파구가 없을 것 같던 상황에서 최근 정책적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이동통신사만의 콘텐츠 유통구조 외에 CP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무선망 사업자의 확대 및 체계화, 협회를 거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수립 중이다. 참으로 고무적이다. 다만 이러한 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이 조기에 안정적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할 인프라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할 듯 보여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동등한 경쟁환경 조성이다. 현재 이동통신사는 ‘정보이용료+데이터통화료’를 묶은 정액제 상품을 출시해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콘텐츠 하나를 다운받는 데 ‘배(정보이용료)보다 배꼽(데이터통화료)’이 더 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안으로 만든 상품으로 보인다.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 사용을 위해서는 당연히 시행해야 할 요금제다. 다만 이러한 좋은 상품을 이동통신사 외부 CP들에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의 손해가 가까운 미래에 더 큰 이익이 된다는 생각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체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구직난과 실업난 속에서도 모바일 콘텐츠 개발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이유는 모바일 콘텐츠 개발 작업이라는 끊임없는 시간 싸움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개발,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초기 모바일 개발자들은 이미 유선 콘텐츠로 전업하거나 시장을 떠났다. 이러한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해도 인재가 없어서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부터 인재 양성 및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닥치게 될지도 모른다.
셋째,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를 거쳐 무선망의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나, 오픈넷의 통합 웹 시스템 구축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CP의 사업 기회를 만드는 것을 시급히 그리고 일관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더 많은 CP가 다시 무선인터넷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모바일콘텐츠분야가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해서 희망이 넘치는 모바일 대한민국이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원영산 와우플러스 대표이사/won0san@wow-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