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보(聯想)가 인도 정부에 납품한 노트북 컴퓨터에 인도-중국 영토분쟁지를 중국 땅으로 표기한 지도가 바탕화면으로 깔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16일 레노보가 최근 인도 국세청에 납품한 1만대의 노트북 컴퓨터에 인도-중국 영토분쟁 지역인 악사이 친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바탕화면으로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악사이 친은 중국 티베트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인도 잠무카슈미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과거 라다크 왕국의 일부였던 악사이 친은 사막지대로 경계가 모호하지만 인도는 1954년부터 지도상에 이곳을 자신들의 영토로 명시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이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인도와의 갈등이 깊어졌고, 결국 이는 1962년에 발발한 인도-중국 전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했다.
1963년 파키스탄 영토 협약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중국이 현재 이곳을 실효적으로 지배하면서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에 편입시켰지만 인도는 이곳이 잠무카슈미르주에 속한 라다크의 일부라고 반박해왔다.
이런 분쟁지를 중국 영토로 표기한 바탕화면과 관련, 레노보는 해당 컴퓨터가 미국에서 들여온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작됐다면서 “바탕화면으로 사용된 지도는 시간대와 지리, 정치적 경계를 명시했을 뿐”이라며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해당 바탕화면을 삭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행 인도 법률상 분쟁지를 타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의 유포를 처벌할 기준은 없지만, 이 지도를 반입금지 품목으로 규정해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리는 “이는 수입금지 품목을 들여온 것과 같다. 현재 이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